21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갤러리들이 1번홀에서 2번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21일 오전 9시경 미디어센터에 들어서자마자 한 골프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대회인데, VIP 이름의 갤러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부터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에서 막을 올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방역 지침을 내세웠다. 출전 선수 84명과 캐디는 호텔 및 대회장을 오갈 때 조직위원회가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해야 하고, 호텔에서는 방에만 머물러야 한다. 외부 이동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같은 호텔에 투숙한 선수끼리도 접촉해서는 안 된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외부인의 접촉을 원천봉쇄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대회를 치르고자 한다는 취지였다. 선수들은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주최 측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날(20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도 취재 기자와 대면하지 않고 화상으로 진행됐었다.
정작 선수들은 호텔에 갇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갤러리의 등장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들은 '엑설런스 클래스' 회원들로 BMW가 럭셔리 클래스 대상자를 한정해 VIP 자격을 부여했다. 현장에는 이들을 위한 카트까지 준비돼 있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LPGA 투어에서는 관행이라면서 이들 역시 관계자다. 각각 출입 코드가 발급되기 때문에 관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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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티샷을 보기 위해 티잉 구역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정작 선수들은 불편함을 감수해 가며 호텔과 대회장만 오가는 '버블 격리'를 실행하고 있지만, 외부인이 대거 대회장에 입장해 주최 측이 강조한 철통 방역은 하루 만에 발등을 찍는 격이 됐다.
21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18번홀 그린에서 갤러리들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