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확대 좋지만… 풀무원식품, 늘어난 빚 어쩌나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9.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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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3년 반 새 94% 증가… 다음달 회사채 500억~700억 추가 발행

해외 확대 좋지만… 풀무원식품, 늘어난 빚 어쩌나


풀무원식품이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이어 회사채를 발행한다. 차환금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서인데, 해외 사업 확장과 원자재가 상승 등이 자본 조달의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차입금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재무안전성 저하가 우려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다음달 500억~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5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쓰고 나머지는 백태, 나물콩, 김원초 등 원재료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풀무원식품의 회사채 발행은 2019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7월에도 사모방식의 영구채 585억원어치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표면이율은 연 5.5%다.

하지만 차입금 규모가 계속 커지며 재무건전성이 떨어지고 있다. 풀무원식품의 총차입금은 2017년 2602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5050억원으로 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 중에서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도 32.6%에서 44.0%로 증가했다. 30% 이하여야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되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풀무원식품이 잇따른 자본 조달은 해외 사업 확장과 원자재가 상승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풀무원식품은 연간 400억원 내외의 운전자본부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연간 자본적지출(유무형의 투자비용) 규모는 15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실제 풀무원식품은 2014년 일본 아사히식품공업, 2016년 비타소이 미국 두부사업 등을 인수하며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쳐가고 있지만 아직 주요 지역에서 적자 상태다. 올 상반기에도 반기순손익 기준 풀무원 미국법인(-90억7600만원), 아사히코(-51억5900만원) 등이 손실을 기록했다.

원자재가 상승도 재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산 백태 가격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당 5736원으로 지난해 ㎏당 4970원 대비 766원(15%) 상승했다. 주요 매출원인 콩나물콩의 가격도 올 상반기 기준 ㎏당 8095원으로 지난해 ㎏당 7178원 대비 917원(13%) 올랐다. 2019년엔 ㎏당 6432원이었다.


엄정원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해외 사업 중심의 외형 성장세가 유지되고 최근 해외 사업의 실적 개선 추세와 규모의 경제를 감안할 때 영업현금창출력이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국내외 설비 증설 등으로 중기적으로 재무안전성 개선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풀무원식품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9860억8500만원 전년 동기보다 5.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9억1300만원으로 38.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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