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 달여 뒤인 지난 11월22일 오전 4시50분. A군과 B군은 다른 학생에게 또 폭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전날 오후 D군(17)에게 전화해 "내일 새벽 싸움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며 인천 중구 한 복싱 체육관으로 불러냈다. 겁에 질린 D군은 이들의 요구에 불응하면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체육관으로 향했다.
#A군과 B군의 폭주는 멈추지 않았다. D군을 폭행하고 6일 뒤인 지난해 11월28일 오후 2시37분쯤. 이들은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 주민 커뮤니티 체육시설에 몰래 들어가 또 다른 동급생 E군(17)을 폭행했다. 이들은 E군에게 태권도용 보호구를 머리에 쓰게 하고 '복싱 교육'을 빌미로 3시간 동안 번갈아 가며 폭행했다.
E군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한 달여 만에 깨어났다. 하지만 장기간의 재활치료와 상당한 기간 동안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과 B군은 E군을 폭행해 중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 5월 1심에서 각각 징역 장기 8년에 단기 4년을 선고받았다. 또 C군을 폭행한 혐의로 각각 징역 장기 10개월에 단기 6개월을, D군 폭행 혐의로도 각각 징역 장기 6개월에 단기 4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A군과 B군은 E군 폭행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에 각각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공판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들이 C·D·E군을 폭행한 3개 사건은 이 항소심에서 모두 병합돼 형이 다시 선고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A군과 B군의 형량은 3개 사건의 선고 형을 합산해 집행한다.
피해학생 어머니 "아들 같은 피해자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처벌 강화 호소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갈무리
E군 어머니는 "우리 아들 이전에 다른 피해자가 있었으나 큰 처벌없이 무마된 걸로 들었다"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만 끝이나니 이런 일들을 아무 죄의식 없이 저지르고 또 금방 풀려날 거라 생각할테고,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이 온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 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국민 여러분 도와달라"며 "관련법을 만드시는 분들 제발 저희 아이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군 어머니의 글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넘어섰다.
당시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던 강정수 박사는 △소년범에 대한 형사 처벌 강화 △보호관찰 청소년 지도감독 강화 △불구속 소년범에 대한 관리감독 조치 신설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