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매출, 코로나 전보다 50조 늘어…해외서 다 벌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9.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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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오후 경찰청 귀성길 점검 헬기에서 바라본 경기도 평택항 야적장에서 수출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항공촬영 협조 : 서울지방경찰청 항공대 문흥주 경감, 심동국 경위) /뉴스1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오후 경찰청 귀성길 점검 헬기에서 바라본 경기도 평택항 야적장에서 수출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항공촬영 협조 : 서울지방경찰청 항공대 문흥주 경감, 심동국 경위) /뉴스1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성장의 배경은 해외 성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 회복이 비교적 더뎌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3일 발표한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총 매출은 723조6000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상반기(674조1000억원)보다 49조5000억원 늘었다.



늘어난 매출의 93.7%(46조4000억원)는 모두 해외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매출 증가는 3조1000억원에 그쳤다.

해외 매출 총액은 397조3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350조9000억원보다 13.2% 늘었다. 국내 매출 총액은 326조3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323조2000억원보다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해외시장 의존도도 2019년 상반기 52.1%에서 올 상반기 54.9%로 2.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이후 선진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경기회복 온기가 먼저 퍼졌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미주 지역과 유럽 지역 매출이 각각 23.1%, 25.9% 늘어난 데 비해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더딘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매출 상위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이 내수 회복 지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내 매출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매출 상위 20개 기업의 올 상반기 국내 매출 합계는 148조1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131조원)보다 13.1% 증가한 반면, 하위 80개 기업의 국내 매출 합계는 7.3% 감소한 17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100대 기업의 매출 5분위 배율(매출액 상위 20%와 하위 20%의 평균 매출 비율)은 10.7배에서 11.3배로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의약·의료,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6개 업종의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이 2019년보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의료 업종에서는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요 급증 등으로 국내 매출이 23.4%, 해외 매출이 약 12배 뛰었다. 전기·전자 업종은 모바일·PC·반도체 등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와 해외 매출이 각각 19.6%, 19.0% 늘었다.

운수·장비 업종도 현대차·기아의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국내 매출은 13.1%, 해외매출은 10.6% 증가했다.

반면 기계, 조선, 서비스 등 3개 업종은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기계 업종은 중국 건설 경기 부진으로 2019년 상반기에 비해 국내와 해외 매출이 각각 22.7%, 36.4% 감소했고 선박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2년가량 걸리는 조선 업종도 국내 매출은 22.2%, 해외 매출은 75.6% 줄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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