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30분가량의 전화통화를 가졌다. 지난 15일 바이든 대통령의 오커스 발족 발표에 프랑스가 거세게 반발한 지 일주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통화에서 두 정상은 오커스 발족으로 손상된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정상 간 회담의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10월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국으로 소환했던 미국 주재 프랑스 대사의 복귀를 지시했다며, 그가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집중 협의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사는 다음 주 워싱턴DC로 돌아갈 예정이다. 다만 호주 캔버라 주재 프랑스 대사의 복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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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에는 미국이 프랑스의 반발을 인정하며 프랑스를 달래려는 의도가 담긴 문구도 담겼다. 성명은 "양국 정상은 프랑스와 유럽의 파트너 국가들의 전략적 관심 문제에 대해 동맹국 간의 공개협의를 했으면 유용했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그런 점에서 그의 지속적인 약속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 등 유럽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또 대서양 간 세계 안보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상호 보완적인 보다 강력하고 유능한 유럽의 방위 역량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헬 지역에서 유럽의 대테러 작전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의 전화통화가 '친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통화가 양국 관계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한 단계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두 정상이 언급한 '심도있는 협의'의 의미가 불명확하다며 익명의 프랑스 당국자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구체적인 조치를 통한 신뢰 회복 약속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