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를 면담하며 지지자들이 붙여준 애칭인 '유치타' 인형을 선물하고 있다. 치타는 몸을 잔뜩 웅크린 후 크게 도약한다. /사진=뉴스1
그의 지지층이 붙여준 애칭 '치타'처럼 추석을 계기로 잔뜩 웅크렸던 자세를 새롭게 하고 높고 빠르게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민족 최대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동시에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민심을 되찾아 지지율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15일 1차 컷오프를 앞두고 유 전 의원뿐 아니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일제히 TK 지역을 찾아 '집토끼' 잡기에 나선 바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3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유 전 의원은 부산·울산·경남 11.5%를 비롯해 타 지역에서 11~15%대 지지율을 얻었는데 유독 대구·경북에서만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민심을 끌어올리면 반등의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유승민 캠프 관계자는 "TK는 유승민 후보의 고향 앞마당과 같은 곳으로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릴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층) 확장성과 전통보수 표심을 모두 잡는다는 양면전술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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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은 최근 지지층 확대를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 때 선물로 '유치타' 인형을 안긴 것도 그의 기존 이미지를 생각하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 마련된 숨진 자영업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에서 비대위 관계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2021.9.17/뉴스1
'유치타'는 그의 지지자들이 붙인 애칭으로, 잔뜩 웅크렸다 높고 빠르게 점프하는 치타처럼 지지율이 오를 것이란 뜻이다. 비록 현재 지지율은 낮지만 토론 등 경선 과정을 통해 빠르게 부상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단순 애칭을 넘어 이번 대선 경선 전략이 함축돼 있다.
'유치타'는 2030세대가 주축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난 7월쯤 거론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가장 어려운 야권 맞수'를 묻는 질문에 9명 중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4명이 유 전 의원을 꼽은 것이 계기가 됐다.
최근엔 그의 대선캠프도 '유치타'를 적극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유승민은 민주당에 치명타를 날릴 후보'라 홍보 중이다.
그는 지난달 대선 출마식에서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따라잡고 유승민이 홍준표 후보를 따라잡아 최종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윤석열 전 총장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가운데 유 전 의원으로선 내달 초 2차 경선 전까지 반등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 최종 후보로 이재명 지사가 유력해졌는데, 이 지사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란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