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 자국 선명한 그곳에서 이재명 "적폐세력과 마지막 승부"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21.09.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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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달 12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이달 12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금 이곳은 전두환 신군부의 헬기 기총사격 흔적이 남아있는 전일빌딩입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이번 대선은 기득권 적폐세력과 마지막 승부"라고 밝혔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공간으로 꼽히는 전일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적폐세력과 승부', '호남 차별론'을 꺼내면서 선명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사력을 다해 지역정서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광주 전일빌딩에서 콘크리트 벽과 바닥에 박힌 245개 선명한 기총 탄흔에 주목하면서 "발포 명령자도, 처벌받은 자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광주의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을 고발하고 그 참혹했던 5.18의 진실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들만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전두환을 본다. 군복이 사라진 자리에 '법복 입은 전두환'이 활개를 친다"며 "무소불위 위헌 불법의 국보위는 서초동에서 부활했고 검찰·언론·경제 기득권 카르텔은 건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내년 3월 대선을 '기득권 적폐세력'과 마지막 승부로 규정하고 호남 지지를 호소했다. 이 지사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에서 지역 순회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 지사는 "다시 호남의 힘, 호남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군부독재를 끝장내고 민주정권을 만들어 냈던 호남의 힘으로 적폐 기득권과 마지막 대회전까지 승리로 장식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7월29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 10층을 찾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건물이 남은 탄흔을 지켜보고 있다.  김씨는 이날 시민군 출신 택시운전사 한진수씨의 5·18 택시를 타고 금남로와 전일245빌딩, 메이홀을 거쳐 전남대에서 '청년, 찾다-하다'를 주제로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다. / 사진제공=뉴스1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7월29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 10층을 찾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건물이 남은 탄흔을 지켜보고 있다. 김씨는 이날 시민군 출신 택시운전사 한진수씨의 5·18 택시를 타고 금남로와 전일245빌딩, 메이홀을 거쳐 전남대에서 '청년, 찾다-하다'를 주제로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다. / 사진제공=뉴스1
이 지사는 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호남이 사실상 차별받았다고 주장하며 정권 재창출을 호소했다. 이 지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집권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며 "조금씩 드러나던 5·18의 진실은 다시 은폐됐고 광주 정신은 처절하게 능욕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공직에서 차별받았고 호남의 아들딸들은 이력서 주소를 당당히 쓰지 못했다"며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아니 결코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개혁의 중요성과 변화를 이끌어낼 실천력을 재차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이 지사는 "누가 후보가 돼야 민주당이 변화를 택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주겠나, 누가 본선에서 확실히 승리하고 국민이 만족할 국가개혁, 경제성장, 공정사회를 이뤄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 이재명은 정규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장애인 소년노동자 출신의 비주류 '아웃사이더'"라며 "그러나 태생적 열세와 기득권의 핍박 속에서도 바르고 굳세게, 용감하고 청렴하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어떤 정치인보다 더 많은 성과로 주권자의 선택에 보답해 왔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선 도전을 마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신념과 정책을 이어받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지사는 "(정 전 총리는) 민주당의 기둥이시고 저에게는 존경하는 정치 선배"라며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주신 분이고 지금의 정치인 이재명이 있게 해주신 분이신데 경쟁하는 것조차 죄스럽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 후보님의 정치적 신념과 이루시고자 했던 정책을 이어받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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