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가공무원 9급 필기시험 국어 과목 1~3번 문제(왼쪽)와 지역인재 9급 필기시험 국어 과목 1~3번 문항 비교. /사진=사이버국가고시센터
①20세-약관(弱冠) ②50세-불혹(不惑)
③60세-육순(六旬) ④70세-고희(古稀)
해당 시험문제가 공유되자 허탈감을 느꼈다고 토로한 공시생이 적지 않았다. 국가·지방직 일반공무원 시험과 비교해 훨씬 쉬운데, 결국 같은 9급으로 일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경쟁률도 훨씬 낮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매년 늘어나는 정원, 줄어드는 경쟁률
바늘구멍에 통과하는 만큼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 통념과 달리 경쟁률이 낮단 점에서다. 인사처에 따르면 연도별 지역인재 선발인원은 매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인재 9급은 △2016년 159명 △2017년 170명 △2018년 180명 △2019년 210명 △2020년 244명을 뽑았다. 지난 11일 필기시험을 치른 올해는 3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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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경쟁률은 매년 줄어든다. 매년 정원은 늘어나지만 채용 대상이 학교장 추천을 받은 특성화·마이스터고 졸업자만 응시할 수 있어 수요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6.5대 1을 기록했던 경쟁률은 지난해 4.4대 1로 낮아졌고, 올해는 1109명이 지원해 3.5대 1로 하락했다. 올해 9급 국가직 공채시험 경쟁률이 35대 1을 기록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또 다른 논란의 지점은 형평성이다. 채용 전형은 달라도 동일한 9급으로 입사하는데 지역인재 추천의 필기시험 난이도는 평이한 수준이다. 국가직 9급이 필수·선택과목 등 5개 시험을 치러야 하는 데 반해 지역인채 추천은 국어, 한국사, 영어 3과목만 응시하면 된다. 해당 과목들도 지엽적인 문제가 많은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쉽지 않은 일반 9급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
공부 안하는 게 더 이득일 정도라는 말이 나올 만큼 박탈감이 커지면서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뒤 공기업에 취업한 윤모씨(30)는 "이럴거면 굳이 수능 공부하고 대학에 들어온 뒤 치열한 경쟁률을 뚫을 필요 없이 처음부터 특성화고에 가면 되는 게 아니냐"며 "기울어진 경쟁이나 마찬가지인데 스무살에 입직하면 호봉에서도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처 측은 "사회 인적구성이 점차 다양해지고 MZ세대 등장 등 기존 가치관광 생활방식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다양한 요구가 반영되고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를 넘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균형인사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