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오커스 신설 관련 공동 화상 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AF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5일(현지시간) 공동 화상 회견을 열고 3자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커스는 세 나라 국가명을 조합해 만든 명칭이다.
이를 위한 오커스의 첫 구상은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는 것이다. 3국은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유관 팀들로 회의체를 꾸려 18개월간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3국 정상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호주의 능력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끌어올리기 위해 양국의 잠수함 프로그램을 토대로 미국과 영국의 전문지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호주에 지원하는 핵추진 잠수함 기술이 '핵무장' 잠수함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핵확산에 나선다는 비난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호주가 핵추진 기술을 얻겠지만 핵무기를 개발할 의향은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잠수함이 핵무기로 무장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쿼드'와 다른 조직이지만, 공통점은 '중국'
오커스 신설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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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영국은 서구 민주주의 국가로 미국과 오랜 기간 안보 협력을 구축해왔다. 두 나라는 미국과 함께 기밀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속해 있다. 호주는 반중 연합체 성격을 띠고 있는 '쿼드(Quad)'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한 영국 관리는 FT에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가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와 달리 오커스는 해양 및 국방 기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오커스 결성은 역사적 조치"라며 빠르게 부상하는 미래의 위협에 대응할 역량을 보유하기 위해 동맹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언론 브리핑에서 "오커스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보다 더 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결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커스 신설과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이 동맹의 목적은 중국의 경제·군사적 영향 확대에 도전하겠다 것이 분명하다"며 "미중 간 군사, 인권 등 이슈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조처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미국의 가장 중요한 경쟁자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AP는 오커스가 미중 관계의 틈을 더 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하며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동맹 강화와 협력을 위해 미국이 한국, 일본,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전통적 안보 파트너들과 더 강력한 양자 파트너십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