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시험장/사진=뉴스1
지난 14일 정부가 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보는 모든 공무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부동산 개발 지방공사 전 직원에 대한 재산등록 방침을 밝히자 온라인상에 가장 많이 보이는 반응이다. 정작 불법투기한 당사자들은 10년 차 이상 경력을 가진 직급 높은 공무원이나 직원들인데 규제는 하급 공무원과 말단 직원이 받는다는 얘기다.
특히 이 같은 방안이 부동산 관련 공직자들의 불법투기를 막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8급 또는 9급 등 하급 공무원이나 지방공사 신입사원들의 재산등록은 투기 근절과 무관한 탁상행정이란 설명이다. 이들은 하급공무원에 대한 부당한 규제보다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법투기 혐의가 밝혀진 공직자들의 처벌을 더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9급만 제외할 이유 있나, 그냥 모든 공무원 재산등록 의무화해야"반면 LH사태가 불러온 도덕적 해이를 바로 잡기 위해선 부동산 업무 관련 공무원 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으로 재산등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재산등록 방침 역시 국토교통부 본부 직원들에 해당하고, 지방국토관리청 등에 있는 국토부 소속 공무원들은 제외된다. 산하기관의 경우 장관 등이 부처별 상황을 보고 재산등록 여부를 정한다.
뿐만 아니라 금융권 역시 부동산 개발 시장과 무관하지 않은 만큼 금융당국 직원까지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급 공무원까지 포함할 이유가 있느냐는 의견에는 어차피 직급이 올라가면 규제를 받는 만큼 9급만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다.
공직사회는 전전긍긍이다. 'LH사태'가 남긴 불씨가 모든 공무원을 향하고 있어서다. 당장 모든 공직자에게 재산등록 의무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는 자조감이 나온다. 한 사무관급 공무원은 "LH로 인해 직접 규제를 받는 공무원들 입장에선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라면서 "정치권이나 여론을 보면 더 강한 규제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