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앙된 이재명 '2002년 노무현' 소환…"조선일보, 경선 손 떼라"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홍재영 기자 2021.09.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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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손을 떼십시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0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 각종 의혹을 적극 반박하면서다. 자신을 둘러싼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노무현식 화법'으로 맞대응에 나선 셈이다.

"인터넷 게시판", "사돈팔촌식"…이재명 '돌발발언'
이재명 지사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은 민간개발특혜 사업을 막고 5503억원을 시민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야당과 언론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화천대유' 특혜 논란을 해소하고 야당 공세에 역공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대장동 사업을 위해 설립된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577억원 규모의 배당 이익을 올린 점에 비춰 특혜 및 이 지사와 연관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지사는 예정되지 않은 돌발 발언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차례 기자회견문에 예정되지 않은 이 지사 특유의 '날 것'의 표현으로 격양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이 지사는 화천대유 특혜 논란에 "궁금하시면 저한테 혹시 이재명 것 아닌가, 그렇게 하지 말고 금융회사를 가서 취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자녀가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관련 기업에 취업했다는 의혹 제기에는 "기가 막힌다. 그 근거가 우리 아들이 조그만한 소기업에, 5명이 되는 소기업에 다닌다고 했더니 (의혹을 제기한다)"며 "제가 알아보니 4명이더라, 우리 아들이 다니는 회사가. 황당무계하다"고 했다.

화천대유 대표와 연관성 의혹에도 "사돈 팔촌식으로 하지 말고 (같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더라, 이렇게 쓰는 것이 낫지 않나", "인터넷 게시판에 쓴 것이면 이해하겠다. 명식이 정치인, 언론이 이렇게 네거티브를 하고 흑색선전하고 가짜뉴스(를 하면)… 나라 미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재명, '노무현식 화법'으로 조선일보와 각 세우기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또 해당 의혹 제기를 '견강부회식 마타도어(흑색선전)'으로 규정하고 조선일보와 각을 세우며 장내 긴장감을 높였다. 이 지사는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손을 떼시라"고 밝혔다. 이어 회견문에 없었던 "정치개입 하지 마십시오.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일부러 가짜뉴스를 만들어 흘리는 것 아닌가"라며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노무현식 화법'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후보 시절 인천 경선 합동연설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며 주목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에 고개를 숙이고 비굴하게 굴복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대장동 사업과 관련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신모 전 의원 주도로 추진됐던 민간개발사업을 공공개발로 전환해 5503억원을 성남시로 환수한 대표적인 모범 개발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업자가 △2761억원로 추산된 성남시 1공단 공원조성사업 △920억원 규모의 사업지 인근 터널공사를 책임지고 △1822억원 규모의 대장동 A11 블록 임대부지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또 '화천대유' 특혜 논란에는 "민간법인 설립과 아무 권한이 없고 알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사업 과정에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과 자산관리회사와 관련 성남시에 환수한 자금 외 잔여 이익 배분은 민간 투자자의 영역으로 성남시와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해당 사업은 하나은행 주관 컨소시엄(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동양생명, 하나자산신탁 참여)이 5503억원 환수를 보장하며 민간 참여사업자로 선정됐고 이들이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과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를 설립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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