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 美ETF로 대박 났다면 세금은?…국내 '1.8억' vs 직구 '1억'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방진주 PD 2021.09.1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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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상장된 미국 ETF와 미국에 상장된 미국 ETF 중에 뭐가 더 나을까.

연일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어떤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야 할 지 고민도 많아진다.



같은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지만 수수료와 세금 등에 따라 실제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의 투자 금액과 목표수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사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부꾸미'에 오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부꾸미] 美ETF로 대박 났다면 세금은?…국내 '1.8억' vs 직구 '1억'


ETF도 해외 러시…SPY·QQQ 투자 인기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Y ETF 3억860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QQQ ETF의 순매수 규모는 3억2900만달러다. 해외 주식 가운데 각각 5번째, 8번째로 많은 순매수다.

SPY ETF는 미국 대표 지수인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통상 '스파이'로 부른다. QQQ는 미국의 성장주들이 모여있는 나스닥100 지수가 기초자산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SPY와 QQQ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완화 정책으로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P500은 올 들어 19.6% 올랐고, 나스닥100 역시 20.7% 상승했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SPY와 QQQ도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은 8.4%로 미국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성장성이 높은 미국 ETF로 돈이 몰리는 이유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방법이 SPY와 QQQ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 증시에도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다양한 ETF가 상장돼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ETF 종류는 다양하지 않았다. 현물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거나 환헤지된 상품 뿐이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해외 주식 붐이 일어난 덕분에 증권사들도 앞다퉈 관련 ETF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TIGER 미국S&P500 (18,045원 ▲90 +0.50%)KINDEX 미국S&P500 (18,240원 ▲85 +0.47%)이 상장됐고 올해 4월에는 KBSTAR 미국S&P500 (15,780원 ▲75 +0.48%), KODEX 미국S&P500TR (16,440원 ▲85 +0.52%)이 출시됐다.

나스닥100 추종 상품으로는 KINDEX 미국나스닥100 (19,485원 ▲185 +0.96%), KBSTAR 미국나스닥100 (18,870원 ▲185 +0.99%)이 지난해 상장했고, 올해는 지수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14,715원 ▲180 +1.24%)가 선보였다.

'국내 상장 미국 ETF' VS '미국 ETF' 차이는?
국내 ETF VS 미국 ETF 차이. /자료=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국내 ETF VS 미국 ETF 차이. /자료=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국내 ETF와 미국 ETF 모두 미국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이라는 점은 같다. 세부 구성종목에서 차이는 있지만 기초지수와 ETF 간 수익률 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운용사들이 관리하기 때문에 수익률 측면에서 국내와 미국의 유불리는 거의 없다.

차이점은 크게 환율, 수수료, 세금 3가지다. 환율 측면에서 보면 국내 ETF는 원화로 투자하는 상품이고 미국 ETF는 달러 투자상품이라는 점이 다르다. 원화로 투자하는 국내 ETF라도 환노출(환율 변동에 연동되는 상품) 형태라면 달러로 투자하는 미국 ETF와 수익률 차이는 크지 않다.

환헤지(환율에 연동하지 않는 상품)된 국내 ETF라면 환율의 상승이나 하락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환율 상승기(원화 약세)에는 환헤지가 불리하지만 하락기(원화 강세)에는 환헤지가 유리하다. 국내 ETF 중에 상품명 뒤에 '(H)'가 붙어 있으면 환헤지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환노출 상품이다.

수수료에는 총보수, 환전수수료, 거래수수료 등이 있다. 총보수는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상품을 운용하는 대가로 받는 돈이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선별하는 펀드는 총보수가 비싼 편이지만, 지수를 자동으로 추종하는 ETF는 대체로 총보수가 싼 편이다. 상품마다 차이가 있는데 국내와 미국 모두 0.1%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전수수료는 국내 ETF가 저렴한 편이다. 미국 ETF에 직접 투자하려면 개인이 환전해야 하지만, 국내 ETF는 기관이 대량으로 환전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싸다. 국내 ETF에 투자할 경우에는 운용사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환전수수료를 받지 않기도 한다.

거래수수료는 거래창구(증권사)에 내는 수수료인데, 최근 증권사들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와 미국 모두 거래수수료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매매차익 클 수록 미국 ETF 유리

중요한 건 세금 차이다. 세금은 거래세, 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 등이 있다. 국내 ETF의 경우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미국 역시 거래세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ETF도 주식처럼 배당을 받는다. ETF의 배당은 분배금이라고 하는데, 분배금에 대해서는 국내와 미국 ETF 모두 15.4%(배당소득세 14%+지방세 1.4%) 세율로 원천징수한다.

ETF 매매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은 국내 ETF냐, 미국 ETF냐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국내 ETF는 국내 주식형 ETF에 대해서는 매매차익 과세가 없지만 파생상품이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보유기간과세'라는 명목으로 배당소득세를 매긴다.

매매차익에 대해 15.4%를 원천징수한다. 여기서 매매차익은 '매수와 매도 가격 간 차이' 혹은 '보유기간 중 과세표준 기준 가격의 증가분' 중 적은 금액으로 한다.

미국 ETF의 매매차익에는 양도소득세가 매겨진다. 매매차익 250만원까지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 22%(양도세 20%+지방세 2%)가 세금으로 부과된다.

세율만 놓고보면 국내 ETF가 나은 것 같지만, 국내는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TF 매매차익이 2000만원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근로소득 등과 합산해 종합과세하는 방식이다. 종합과세는 과표에 따라 6~42%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쉽게 얘기하면 국내 ETF는 매매차익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높은 세율이 부과된다는 의미다.

국내 ETF VS 미국 ETF 차이. /자료=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국내 ETF VS 미국 ETF 차이. /자료=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예를들어 과표 기준상 소득 4000만원인 사람이 ETF 투자로 7000만원의 매매차익을 올렸다고 하면, 국내 ETF에 투자했을 경우 매매차익 7000만원 중 2000만원에는 배당소득세 14%(이하 기본세율 적용)가 부과된다. 초과분 5000만원은 소득 4000만원과 합산해 총 9000만원을 기준으로 종합과세한다. 이를 계산하면 총 세금은 약 1940만원이다.

반면 SPY나 QQQ 같은 미국 ETF에 직접투자했을 경우에는 매매차익 7000만원에 250만원을 공제한 뒤 20%의 양도세를 부과한다. 해외주식은 금액과 상관 없이 모두 단일세율로 분리과세한다. 근로소득 4000만원에 대한 세금까지 합하면 총 1840만원이 부과된다. 같은 금융소득이어도 미국 ETF 직구가 국내 ETF보다 세금이 저렴하다.

종합소득세 최고 과표구간인 5억원 이상의 매매차익을 올렸을 경우, 총 세금은 국내 ETF가 1억8580만원, 미국 ETF 직구는 1억422만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매매차익이 2000만원 이하라면 기본세율이 낮은 국내 ETF가 대체로 유리하다. 하지만 미국 ETF는 250만원 기본공제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매매차익이 250만원인 경우, 국내 ETF는 세금을 원천징수하지만 미국 ETF는 세금이 없다. 반면 차익이 1000만~2000만원 사이라면 국내 ETF의 세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금과 목표수익률에 따라 상품 종류를 결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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