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금융 본부장의 역할은 위탁 운용을 맡은 사모펀드회사나 자산운용사를 관리하는 업무다.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황 씨가 금융 관련 자격증이 있는지 여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옵티머스·라임 사태' 등을 겪으며 작정하고 속이려 드는 부실한 자산운용사나 펀드를 골라낼 수 있는 식견과 안목, 경험치가 과연 황 씨에게 있는지에 대해 금융투자업계가 우려하는 건 분명하다.
이번 인사의 '피해자'를 호소하는 인물은 서종군 본부장 겸 전무인데 그는 금융위 출신이다. 과거 금융위에서 행정사무관으로 수년간 근무했고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장, 한국정책금융공사 창조금융팀장을 역임하다 한국성장금융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꾸준히 투자운용본부를 총괄했는데 이 부서가 갑자기 둘로 쪼개졌다. 20조원 규모의 뉴딜펀드는 2본부로 빼앗겼다. 사실상 핵심 업무에서 배제된 셈이다.
한 달 전부터 자본시장에 돌던 '금융위가 성 사장 견제에 나섰다'는 풍문과도 이어진다. 성기홍 사장은 한국벤처투자 출신으로 정책자금과 펀드, 투자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직전까지 모태펀드를 관할했다. 다만 부처가 '중소벤처기업부' 소속이었다. 성장금융 터줏대감으로 있던 서 본부장은 '금융위 라인'을 자처해왔다.
최근 불거진 '낙하산' 논란을 비틀어보면 그간 물밑에서 이뤄지던 부처간 힘겨루기와 자리 싸움이 정권말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일수도 있다. 대부분의 정부청사 공무원들의 자조섞인 한 마디가 귀에 아른거린다. "낙하산이 어디 하루 이틀 이야긴가. "
이 시각 인기 뉴스
기자수첩.김하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