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5대 은행 예금 잔액 추이/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32조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24조1274억원)보다 7조9422억원 늘었다.
은행 예·적금은 1년 넘게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에 고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COVID-19)발 유동성 위기로 통장을 깨거나 여유 자금을 예금 대신 주식이나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은행들의 수신금리 상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28일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기간별로 0.2%포인트씩 인상한 것이 먼저였다. 이 상품의 경우 1년 이상 돈을 맡기면 1.4%의 금리가 붙는다. 신한은행도 '신한 S드림 정기예금', '쏠편한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대표적인 예·적금 상품 금리를 지난달 30일부터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이달 들어서도 금리 인상 움직임은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적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정기적금에 1년 이상~2년 미만 돈을 맡기면 원래 연 0.7%의 금리가 붙었으나 이날부터는 연 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0%대 금리에서 벗어난 셈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개인,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최대 변경폭은 0.35%포인트다. 한 예로 주택청약예금 1년 가입기준 금리는 1.05%에서 1.25%로 기존 수준을 회복했다. 아직 금리를 조정하지 않은 은행들도 인상 움직임에 동참할 방침이다.
예·적금 잔액이 다시 불어나는 건 '빚투' 열풍이 꺾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계속해서 조인 결과 자산 투자에 활용됐던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42억원으로 전월(140조8931억원)보다 1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수신상품 금리가 모처럼 만에 올라 각종 투자처로 빠져나갔던 돈이 예금 통장에 속속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