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유치땐 61조 경제효과…2002년 월드컵보다 크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21.08.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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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 '이삼부'(2030 부산월드엑스포)(上)

편집자주 2030 월드엑스포(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의 막이 올랐다. 한국에선 제2의 도시, 동북아 물류 허브 '부산시'가 도전장을 던졌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메가이벤트로 불리는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전국민적인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일까.

'61조 경제효과'…부산엑스포 유치에 국력 총동원
'부산엑스포' 유치땐 61조 경제효과…2002년 월드컵보다 크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는 61조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함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국력을 업그레이드할 것입니다." (김영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장·전 무역협회장)

5년에 한번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월드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시작됐다.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메가 이벤트인 월드엑스포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는 인류 문명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세계인의 축제다. 단지 부산이라는 도시의 부흥을 넘어 국격과 국력을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범 국민적인 관심과 호응, 응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머니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유치경쟁은 개최도시의 박람회 주제 차별성, 경쟁력, 글로벌 인지도, 정부와 민간의 외교역량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특히 국민의 지지도와 열정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23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공식 유치신청서를 접수했다. 이후 지난 7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발족했고 김 위원장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사회 주요인사 78명이 유치위원으로 위촉됐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부위원장으로, 10대 그룹 대표 대부분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는 기업들의 박람회 참여를 통한 인류공영 기여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30 부산월드엑스포가 성사될 경우 6개월간 200개국에서 5050만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생산유발 효과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50만명의 경제효과를 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2년 월드컵(생산유발효과 11조5000억원)은물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20조5000억원)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1851년 영국 런던 수정궁에서 처음 열린 월드엑스포는 이후 현대문명을 구성하는 수많은 발명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인류 문명의 전시장이 역할을 했다. 런던박람회에서 증기기관차·기선 엔진 등 1차 산업혁명의 성과를 인류 사회에 선보인 이후 전화기(1876년), 전구와 축음기(1878년), 자동차(1885년), 비행기(1904년), TV(1939년) 등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월드엑스포가 인류의 산업, 과학기술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문화올림픽임을 감안할때 한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것은 물론 한국이 미래산업 기술주도 대열에도 함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보다 낫다" 엑스포의 경제학...첨단문명의 경연장
파리 에펠탑./사진=강선미 파리 에펠탑./사진=강선미
증기기관차, 수세식 화장실, 재봉틀, 고무타이어, 전화, 엘리베이터, 이동 보도, 엑스레이(X-ray), 아이스크림, 전자계산기, 텔레비전, 에펠탑, 회전관람차, 자유의 여신상, 피카소의 '게르니카', 아이맥스 영화…

모두 월드엑스포를 통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들이다. 1851년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수정궁(Crystal Palace)에서 열린 만국 산업생산물 대박람회(런던엑스포)를 시작으로 올 10월 열리는 두바이월드엑스포까지 170년간 이어진 엑스포의 역사는 말 그대로 인류문명 발달사를 대변한다. 당대의 최고 기술력을 뽑내는 자리였던 만큼 관람자들에게 상상 이상의 충격을 선사했다.

1회 런던엑스포의 메인 전시관이었던 수정궁만해도 철근, 유리, 목재만으로 가로 563m, 세로 124m 규모의 거대한 온실형태의 거대한 건축물로, 기계문명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시물의 면면도 화려했다. 거대 기중기, 기관차, 선박용 증기엔진, 콜트사 권총, 굿이어 타이어 등 첨단 제품은 물론 대형터널 및 다리 모형 등을 처음으로 전세계인들에게 선보였다.

출처 :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책자출처 :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책자
이후 월드엑스포는 새로운 기술과 과학기술의 전시 및 교류의 장으로 역사를 이어왔다. 1876년 미국 필라델피아 엑스포에서는 전화기와 재봉틀이 첫선을 보였고, 1878년 프랑스 파리 엑스포는 축음기의 시제품을 소개했다. 자동차는 1885년 벨기에 안트베르펜 엑스포에서 처음 소개됐다. 1915년 샌프란시스코 엑스포에서는 에디슨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부 뉴저지 주 자신의 집까지 미국 대륙을 잇는 장거리 전화를 최초로 시연하기도 했다. 1933년 시카고 엑스포에서는 코카콜라사가 세계 최초의 자판기를 내놨으며 1970년 동아시아 최초로 열린 일본 오사카 월드엑스포에선 '아이맥스' 기술을 세상에 처음 소개했다.

월드엑스포는 당대 최대의 메가 이벤트였다. 심지어 초기엔 올림픽조차도 월드엑스포의 부대행사에 불과했다. 제2회 올림픽은 1900년 파리세계박람회 기간에 열렸다. 세계박람회에 쏠린 관심을 토대로 올림픽의 흥행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재정지원도 엑스포 주관기관으로부터 받았다.

한국과 월드엑스포의 인연은 13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3년 5월. 당시 조선은 민영익 홍영식 유길준 등을 외교사절단 '보빙사'로 서방 국가(미국)에 첫 파견했다. 당시 보빙사는 보스턴 박람회를 참관했는데, 이는 우정국 신설, 경복궁의 전기시설 및 목축 시험장 설치 등 서양 문물이식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조선은 1893년 미국의 시카고에서 열린 월드박람회에 당시 조선의 국호로 처음 공식 참가했다. 참가단장 정경원은 사무원, 통역원, 장예원 소속 국악사 10명을 이끌고 조선 전시실을 꾸몄다. 작은 규모였지만 도자기, 모시옷, 부채, 갑옷 등 이국적 풍모에 관심을 끌었고 개막식 날 전시실 앞에서 단아한 조선 아악을 연주했다.

1883년 미국을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외교사절단인 보빙사. 뒷줄 왼쪽부터 무관 현흥택, 통역관 미야오카 츠네지로, 수행원 유길준, 무관 최경석, 수행원 고영철, 변수, 앞줄 왼쪽부터 퍼시벌 로웰, 홍영식, 민영익, 서광범, 중국인 통역 우리탕. /사진제공=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1883년 미국을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외교사절단인 보빙사. 뒷줄 왼쪽부터 무관 현흥택, 통역관 미야오카 츠네지로, 수행원 유길준, 무관 최경석, 수행원 고영철, 변수, 앞줄 왼쪽부터 퍼시벌 로웰, 홍영식, 민영익, 서광범, 중국인 통역 우리탕. /사진제공=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
시카고엑스포의 성공적 참가에 자신감을 얻어 1900년 파리엑스포에도 참가했다. 320㎡ 규모의 전시장을 만들어 관복, 나전칠기, 머리띠, 부채, 담뱃대, 병풍, 생강 분쇄기 등 특산품을 소개하는 한편 불경, 삼국사기, 팔만대장경 등의 목판 인쇄물도 전시했다.

이후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월드엑스포와의 인연이 잠시 끊겼지만 1962년 시애틀박람회에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자력으로 326㎡ 규모의 전시장을 만들었고 재봉틀·라디오·타이어·철물제품· 고무신·치약 등 공산품과 왕골·죽·유기제품·도자기류 등 전통 공예품 1608점을 전시했다. 한국은 이후 열린 BIE 공인 엑스포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1967년 몬트리올박람회에서는 한옥의 처마와 단청 등을 현대식 건물에 접목시킨 장방형 목재 전시관을 선보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고 김수근의 작품이다.

월드엑스포에 참가한지 100년째 되는 해인 1993년 한국은 대전엑스포를 개최했다. 월드엑스포는 5년 주기로 열리는 등록박람회와 그 사이에 한 번씩 열리는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등록박람회가 더 큰 규모다. 대전엑스포는 형식상으로는 등록박람회보다 규모가 작은 인정 박람회였지만 한국이 국력을 집중해 성대하게 치른 세계수준의 박람회였다. 108개 국, 33개 국제기구가 참가했고 관람객만 14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자기부상열차, 태양열자동차 등의 첨단기술이 소개됐고 다양하 문화행사도 펼쳐졌다. 한국인의 뇌리에 엑스포 하면 '대전엑스포'가 생각날 정도로 한국에 있어 의미가 깊은 행사였다.

2012년엔 해양과 환경 문제를 주제한 인정박람회 여수엑스포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엑스포를 계기로 도로, 철도, 항만 건설과 익산-순천 전라선을 복선 전철화한 KTX 개통 등 기간 교통망과 기타 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생태산업, 항만물류, 해양레저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류문명 대전환, 부산엑스포에서 만나자" 백전노장의 출사표
◇김영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장 인터뷰

김영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영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는 우리 경제와 사회에 새로운 활력, 인류 대전환 계기 될 것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 코엑스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김영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장(전 한국무역협회장)은 "대한민국이 2030 월드엑스포를 유치하게 된다면 세계에서 7번째로 올림픽과 월드컵, 월드엑스포를 모두 개최하는 국가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부산엑스포 유치는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고 대전환의 시기를 선도해갈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가 균형 발전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우리 경제와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넣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2030년 월드엑스포 유치전에는 부산 외에 러시아 모스크바가 공식 도전장을 낸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도 잠재적 경쟁 도시다. 특히 모스크바의 경우 국제적인 인지도, 국제행사 개최역량 측면에서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대다. 리야드의 경우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지역 맹주로 걸프지역 국가 등 다양한 국가들과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어 쉽지 않은 경쟁자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제2도시이자 태평양 항로의 요충지인 부산의 지리적 강점과 함께 항구도시 특유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를 강조하면 승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빠른 경제발전 과정에서의 성과와 도전을 모두 경험한 만큼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성장스토리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부산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도시"라고 했다.

이어 "한국전쟁 당시 전국 피난민을 받아들였고 이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견인하며 동북아 교통물류의 중심지가 돼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며 "부산이 담고 있는 역사와 스토리텔링, 그리고 도시 자체의 경쟁력이 유치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영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영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위원장은 부산월드엑스포가 부산 뿐 아니라 한국의 경제와 사회, 문화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단언했다. 그는 "산업연구원과 부산연구원의 타당성 평가 결과를 보면 생산 유발효과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50만명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며 "2주 내외의 짧은 기간에 끝나는 올림픽과는 달리 6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엑스포는 전국적으로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생산을 유발하고 고용을 창출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전은 한국의 외교력을 시험할 기회기도 하다.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은 BIE(국제박람회사무국) 회원국 정부의 투표로 결정된다. 정부는 우선 160여개 상주 재외공관을 통해 BIE 대표, 주재국 및 겸임국 정부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열리는 정상 및 장관급 국제회의 등을 지지요청 계기로 활용하고 고위급 단장으로 한 유치사절단도 별도로 파견할 예정이다.

BIE가 유치도시 선정시 기업의 참여도를 중시하는 만큼 재계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과거 여수엑스포나 평창동계올림픽처럼 대기업 회장이 아니라 주요그룹을 비롯한 재계가 협업하는 체계로 꾸려졌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책임성과 효율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오히려 주요 기업 각자가 가진 경험과 지식,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특정 그룹이 맡아서 하는 것보다 오히려 효과가 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유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연관성이 높은 국가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교섭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며 "5대그룹 총수를 비롯해 재계 주요기업 CEO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했다.

김영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영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도 전국민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유치에 대한 국민적 인지도 제고 및 공감대 형성을 위해 유치위원회 정식 출범 이후 집행위원으로 참여한 기업들과 협업해 홍보관련 협업사안을 발굴, 본격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며 "특히 부산시와도 긴밀하게 협의해 유치관련 메시지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유치위원회 출범에 이어 위원회를 실무적으로 지원해줄 관계부처 합동 사무국을 구성하고 국무총리 주재 각부 장관이 위원이 되는 정부 유치지원위원회도 곧 출범할 것"이라며 " 정부와 국회, 재계와 항상 소통하고 협력해 좋은 성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행정고시 17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보, 대통령 경제정책수석비서관, 국무조정실장,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거시경제정책, 재정, 금융, 예산, 기획, 산업정책, 통상분야를 두루 섭렵한 정통 경제산업 관료다. 공직생활을 마치고서는 주로 민간분야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2017년 무역협회장에 취임해 민간 수출기업들과 정부의 소통창구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이 올해 2030 부산월드엑스포 공식 유치전에 나서면서 범국가적 역량을 총결집 시킬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정·관·재계의 설득에 어렵사리 중책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3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하면서 국가로부터 수많은 지원을 받았던 만큼 국가적으로 중요한 엑스포 유치전에 힘을 보태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랜 공직 경험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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