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도 안남은 대선..."청와대가 지지하는 후보는 누군가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08.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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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청와대24시]'제20대 대통령 선거 D-199'...술렁이는 청와대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0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05. [email protected]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에게 "내년 5월9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날까지 청와대에서 일하기 힘든 분들은 거취를 정해달라"고 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대권 주자들의 캠프에 몸담고 싶은 사람 혹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에게 하는 얘기였다. 얼마나 많은 비서관과 행정관이 여기에 응답(?)했는진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달말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청와대 내부 인사를 보면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선이 이제 200일도 남지 않았고 대선 후보들이 캠프 인력을 보강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서 청와대 참모진에게도 러브콜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방선거에 나가려면 6개월 이전에 그만둬야 하는데, 내년 초보다 아무래도 지금 시점에서 청와대를 나가서 지역 관리를 하려고 하는 참모진들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거의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청와대도 술렁이는 모습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의 각 대선 후보 캠프에서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을 영입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내부 경선에서 '친문'(친 문재인)표가 중요한 걸 감안하면 이만큼 효과적인 선거 운동이 없다. 이른바 '문심'(文心) 마케팅이다.

청와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알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대선을 포함한 현실 정치에 거리두기를 강조한다. 청와대 참모진들도 마음속으로 지지하는 후보가 있을지언정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다고 입을 모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 회복 등의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국민청원’ 도입 4주년을 맞아 국민청원에 직접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국민청원’ 도입 4주년을 맞아 국민청원에 직접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8.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청와대는 민주당 내부 경선이 치열해질수록 청와대에 러브콜이 더욱 많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참모진들에게 '입 조심' 주의보를 수시로 내릴 방침이다.

청와대는 다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과거처럼 청와대가 현실 정치의 한복판으로 소환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각 대선 주자들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코로나19(COVID-19) 방역과 백신 문제를 비롯해 각종 민생 현안이나 이슈가 나와도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직접 공격하는 여당 대선 후보들은 없다. 정치권에서도 앞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청와대의 현실 정치 거리두기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여권 안팎에선 민주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되는 과정 그리고 그 이후에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공격하지 않는 후보가 추후에 문재인정부의 덕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로선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문 대통령이 조용하게 경남 양산 사저에서 퇴임 이후를 보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청와대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면서 "청와대 입장에선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후보가 되더라도 끝까지 문 대통령을 존중하길 바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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