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역대급 적자에도 '수익성' 자신감 보인 김범석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임찬영 기자 2021.08.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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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의장쿠팡 김범석 의장


김범석 쿠팡 창업주가 매출 성장 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2분기 60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지만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었다"며 "규모가 커지면서 경제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확신했다.

쿠팡은 올 상반기에만 1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고공성장을 지속했다. 로켓와우 등 기존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쿠팡이 공격적으로 시작한 신규 사업들이 큰 성과를 내면서다. 하지만 매출 증가만큼 적자 폭도 늘어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 INC는 지난 2분기 매출이 44억7811만 달러(약 5조2000억원)로 전년 대비 71% 늘었다고 12일 공시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인 42억달러(4조7000억원)을 합치면 상반기에만 10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

쿠팡의 이같은 성장세는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며 e커머스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독보적이다. 특히 2017년 3분기부터 15분기 연속 5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e커머스는 쿠팡이 유일하다. 2분기 한 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한 활성고객 수는 1700만명으로 26% 증가했다. 고객당 수익도 263달러(30만4000원)으로 36% 늘었다.



e커머스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쿠팡이츠,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등 신규 사업들이 성공적인 성과를 내며 매출을 견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 쿠팡이츠의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신선식품 관련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김범석 창업주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의 성장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신규 서비스를 확장하고 투자하면서 로켓프레시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쿠팡이츠도 3배가 되었다"며 "두 사업 모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속도로 확장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는 2019년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안 돼 시장 내 점유율을 20% 가까이 끌어올리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2위 업체인 '요기요'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1~2년 내로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 역대급 적자에도 '수익성' 자신감 보인 김범석
가파른 성장을 이어감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영업손실이 5억1493만달러(약 6000억원)에 달하며 전년동기 대비 5배 이상 확대됐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게 컸지만 시장에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에 우려를 보낸다.

쿠팡의 사업 모델 자체가 적자를 감수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돈벌이' 사업 없이 이러한 모델을 지속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외부 투자와 IPO(기업공개)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할 수 있지만 성장이 둔화될 경우 재무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김범석 창업주는 수익성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2분기 EBITDA(상각전 이익 손실 1억2200만 달러 중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 등 신규사업 직접투자가 1억2000만달러"라며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두 신규사업이 빠른 성장으로 많은 손실이 발생했지만 기존 사업의 궤도를 따라가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면서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은 개선되고 있고 수익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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