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C) AFP=뉴스1
소프트웨어만 들고있는 애플의 상황을 감안할 때 LG마그나와 폭스콘 등 복수의 전장업체와 협력이 가시적이다. 더 관심이 집중되는건 전기차 생산단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다. 미국에 공장을 가동 및 증설 중인 한국 배터리사들과 협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애플의 전기차사업은 상당히 오랜 기간 부침을 겪었다. 개발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후엔 전기차를 OEM(위탁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춘 다수 완성차업체를 접촉했다. 기아와 협력이 비중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일단 결론을 내지 못한게 이 시점이었다.
핵심은 배터리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당초 애플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할거라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LFP 배터리는 중국 기업들만 생산하는데 무겁고 값이 싸며 안정성이 높은 대신 효율이 떨어진다. 범용 전기차를 만들어 일단 시장을 지배하고자 했던 애플이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변수는 미·중 무역분쟁이다. 중국 기업과 협력 가능성이 낮아졌다. 여기에 바이든행정부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 쐐기를 박았다. 2030년 전기차 비중 50%를 선언하며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제를 공식화했다. 앞서서는 미국산 전기차와 배터리만 관용차 등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미국에서 배터리와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없는 중국 배터리사들과 협력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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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초반엔 애플이 하이엔드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제는 애플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범용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대거 공급할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그러자면 전기차 생산기지를 확보하는게 중요하겠지만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를 미국서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메이커는 의외로 제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일본 파나소닉 정도다. 삼성SDI도 공장 착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관계가 워낙 특수한데다 토요타와도 협력키로 가닥을 잡아간다. 상대적으로 대형 물량을 소화할 여력이 크지 않다.
상대적으로 LG와 SK는 미국서 각각 지엠(GM)과 포드 등이 메인 파트너로 삼고 공장을 가동하는 한편 대대적 증설계획도 세운 상태다. 연초 폭스바겐의 독립선언으로 파우치형 물량에 다소 여력이 있다. 애플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쓸 수 있다는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미국 정부도 양사에 이미 전폭적 지원을 하고 있다. 애플과 손잡고 공장을 늘린다고 하면 없던 땅도 만들어 줄 분위기다.
다른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애플이 LG마그나냐 폭스콘이냐의 전장 협력사 선정에 집중하는 분위기지만 배터리 수급에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아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