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값 6000원으로" 홍남기 시장개입 발언까지 부른 물가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1.08.0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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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동향 및 수급상황 점검차 대전 오정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동향 및 수급상황 점검차 대전 오정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현재 7000원대로 정체돼 있는 계란 (한판) 가격이 6000원대로 인하되도록 특단의 각오로 대응해 달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대전 오정농수산도매시장과 이마트 둔산점을 찾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직접 달걀값 인하를 주문했다. 관가에선 나라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홍 부총리가 구체적으로 개별 품목 가격을 언급할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원자재와 농식품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상승세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추석 명절을 한달여 앞두고물가 대응책에 총력을 기울이는 정부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기재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한 107.61이다. 올해 4월 2.3% 이후 4개월 연속 2%대 물가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전년 동기 대비 1.8%, 연간 기준 1.4%로 제시했다.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정부 예상보다 높은 1.8%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하향안정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하반기 첫 달인 7월부터 2% 중반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정부 전망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달걀값 6000원으로" 홍남기 시장개입 발언까지 부른 물가
최근 물가 상승원인은 석유류를 포함한 원자재 물가상승과 달걀 등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탓이다. 지난해 배럴당 30달러대에 머물렀던 두바이유는 이달들어 최고 74달러대를 기록하는 등 2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달걀을 비록한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해 8월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이후 지난달까지 9~17%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농산품 물가가 급등한데 이어 조류독감(AI) 영향으로 달걀값이 반년 넘게 오른 결과다.

홍남기 부총리도 최근 참모진에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대전 물가현장방문에서도 시장개입성 발언인 '6000원'을 언급한 것도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부총리를 비롯한 기재부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 안정"이라며 "코로나19(COVID-19) 등으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장바구니 물가까지 오르는 것에 위기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재부 측은 지난해 물가가 '상반기 하락-하반기 회복' 곡선을 보인 점과 물가 영향에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다소 하락할 것이란 입장이다.

지난해 8월 이후 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8월 0.5% △9월 0.9% △10월 -0.7% △11월 -0.1% △12월 -0.1% 등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5~6월 물가가 각각 -0.7%, -0.3% 하락한 기저효과를 고려해 최근 물가상승을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는 계절성이 커 전년 동기 대비로 상승률을 따지는 지표로 최근 상승세에는 지난해 기저효과가 상당부분 작용했다"며 "지난해 상반기 물가 하락세 등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하반기 상승률 하락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동향"이라며 "코로나19 재유행 영향 등도 물가 방향성에 영향을 줄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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