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재사용 왜 알바생 탓하나"…맥도날드 본사 몰려간 시민단체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1.08.0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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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고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맥도날드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5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고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맥도날드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시민단체가 유효기간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 의혹이 제기된 맥도날드에 "아르바이트생에게 책임을 넘기지 말라"고 촉구했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과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와 기본소득당, 정의당은 5일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가 유효기간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 것도 모자라 책임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다"며 "권한도 없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위법행위 책임을 물어 징계하는 것은 갑질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맥도날드 크루'(시간제 아르바이트 근무자) 출신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 맥도날드 사장을 언급하며 "알바가 스스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은 말이 안된다"며 "공익신고 대가로 노동자를 억압하는 게 한국맥도날드가 약속한 '더 나은 세상'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른바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제보자였던 박창진 정의당 부대표는 "같은 공익제보자로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맥도날드의 행위는 비정규직의 행동을 제약하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4년 전 맥도날드 매장에서 4살 아이에게 덜 익은 햄버거를 먹였던 '햄버거병' 사건을 보더라도 맥도날드의 해명은 신뢰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폐기 대상으로 분류된 햄버거 빵 등 식자재를 버리지 않고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맥도날드에서 근무한다는 제보자는 폐기물 재활용은 수십차례 이상 이뤄졌으며 남은 재료에 유효기간을 표시하는 스티커를 덧붙이는 '스티커갈이' 방식이 사용됐다고 폭로했다.

맥도날드 측은 '팀 리더' 직책을 맡은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며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와 별개로 국민권익위원회는 대리점·본사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홍종기 노무사는 "관리자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내려진 중징계는 지위를 고려해봐도 과도한 부당징계"라며 "맥도날드가 재발방지 대책으로 직원들의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한 것도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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