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미스터리… '직영점'서 왜 폐기 빵 재사용?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8.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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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점 직원 사익 없는데 폐기빵 재사용… 맥도날드 "직원 개인 판단으로 발생한 일"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사진= 뉴시스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사진= 뉴시스


폐기 대상 식자재를 재사용한 한국맥도날드 지점이 본사 직영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개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맥도날드 측 해명인데 직원이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유효기간 스티커만 변경해 식자재를 재사용할만한 이유가 없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재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 맥도날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정한 유효기간이 지난 빵과 또띠아 등 식자재를 재사용한 서울의 한 맥도날드 지점은 본사 직영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 대상 식재자에 새 유효기간 스티커를 붙여 재사용한 것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직원 1명과 본사 정규직인 관리직원 1명이라는 게 한국맥도날드 자체 조사 결과다.

이에 맥도날드 측은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은 징계 조치를 취했고 관리직원 1명은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해당 사태 관련 전날 입장문을 내고 "식품안전 확보 및 원재료 품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효 기간이 지난 제품은 즉각적으로 폐기 조치하고 있으며 이에 위배되는 사항 발견 시에는 내부 규정에 따른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더 철저한 점검과 관리를 통해 식품안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맥도날드 해명이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경유를 묻자 맥도날드 측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곳은 직영점인데 점포 직원이 본인의 판단에 따라 새 유효기간이 적힌 스티커를 출력해 폐기 대상 식자재에 부착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상식적으로 해당 점포 수익과 연관돼 있는 가맹점주가 아닌 일개 직원이 식자재를 재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재사용해 발생하는 이익으로 점포 직원이 인사 가점 등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구조인지에 대한 질문에 맥도날드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며 "개개인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본사 차원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재사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개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적극 부인했다.

해당 사태의 책임을 일개 직원에 떠넘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맥도날드 측이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생 1명 개인의 판단이라며 해당 직원을 징계 조치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생이 관리직원인 점장 등이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이후 비난이 거세지자 그제서야 맥도날드 측은 정규 관리직 1명도 징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게다가 맥도날드 측은 직원들에 대한 징계조치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 본사 직영점 직원이 식자재를 재사용할 이유가 없어서 이런 일은 드문 케이스"라며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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