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가 올해 단종한 카드(신용·체크)상품은 130종으로 집계됐다.
신규카드는 7개월여 만에 145종이 출시됐다. 2019년 91건이었던 신규 출시 카드는 지난해 183종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보다 더 많은 신규 카드가 올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단종 카드는 신한카드의 대표 스테디셀러인 '레이디카드'와 '러브카드'다. 지난달 30일부터 신규 발급이 중단됐다. 특히 레이디카드는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 시절이었던 1999년 첫 선을 보인 카드로 꾸준한 수요가 있었지만 더 이상 생명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지난 2년간 '혜자카드' 상품들이 대거 사라진 건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관련이 깊다. 낮아질 대로 낮아진 수수료율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과거의 수수료율에 근거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던 카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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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기존 카드 상품 혜택을 변경하거나 축소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복잡하다. 카드사들이 단종을 선택하는 이유다.
신규 상품 출시가 늘어난 것도 동전의 양면과 같다. 단종된 카드를 대체할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자 낮은 카드수수료율에 맞춰 소비자 혜택을 일부 내려놓은 새로운 카드를 출시하고 있어서다. 업계 유행인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대표적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폭 넓은 혜택이 적용됐던 과거 카드와 달리 제휴 브랜드에 집중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서비스 감소 체감을 상쇄하기 위한 시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카드수수료가 지금보다 더 인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알던 '혜자카드'가 살아 남거나 새로 출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결과적으로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소비자들에게는 피해였던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