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실적 좋은데 왜 주가 안 올라요?…'박스피' 투자 전략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방진주 PD 2021.08.0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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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증시 전망①



상승 동력을 잃은 듯한 코스피. 실적은 잘 나오는데 주가는 왜 지지부진한지 답답하기만 하다.

코스피는 박스권을 뚫고 다시 상승할 수 있을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윤지호 센터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출연해 "PER(주가순이익비율)과 실적에서 모두 모멘텀(동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를 결정하는 두 축인 PER과 실적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주가 상승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PER이 오르려면 유동성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대내외 여건상 (유동성의 큰 역할을 담당하는) 외국인 투자가 쉽지 않다"며 "실적 측면에서도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부꾸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부꾸미]실적 좋은데 왜 주가 안 올라요?…'박스피' 투자 전략은


답답한 코스피…박스권 탈출 어렵다?
질문 : 김사무엘 기자

답변 :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Q. 요즘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느낌인데요. 박스피(코스피+박스권) 탈출은 가능할까요?

▶현재 우리나라 증시는 보기에 따라서 성장이 견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잘 버텨주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한편에서는 지수는 높은데 내 계좌는 왜 이럴까하고 고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누구나 편하게 수익을 내는 장은 아니라는 거죠.

가장 첫번째 이유는 모멘텀입니다. 방향성의 힘이죠. 지난해 3월부터 우리 증시가 왜 이렇게 올랐냐고 하면 결국 모멘텀의 힘이거든요.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부 정책도 있었고요. 회복의 속도가 빠르게 올라오면서 계속 좋아질 거란 기대감에 주식 투자를 했던 겁니다.

요즘은 실적이 아주 잘 나와도 주가는 안 올라요. 주식 시장에서는 보통 선반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죠. 또 이런 말도 들어보셨을 거예요. 피크 아웃(peak out). 안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장하는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거죠. 시장은 이런 것들을 미리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거란 기대가 없으니 시장이 위로 치고 올라가기 힘든 겁니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출연한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오른쪽)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출연한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오른쪽)
Q. 시장이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주식 시장이 올라가려면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PER과 실적이죠. PER의 밑바탕에는 유동성이 깔려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개인투자자들이 50조원 이상 순매수 했다고 하는데 외국인들은 계속 팔고 있죠. 그러니까 외국인들이 과연 주식을 살 것이냐가 궁금해지는 거죠. 외국인이 사야 멀티플이 오르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걸리는게 있습니다. 테이퍼링(미국 연준의 유동성 공급 축소)이죠. 2013년 테이퍼링 당시를 보면 모건스탠리에서는 외환위기에 취약한 5개 나라(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를 가리켜 '프래절 파이브'(fragile five)라고 불렀습니다. 이들 국가는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달러가 빠져나갈까봐 금리를 급하게 올렸고 시장도 많이 흔들렸습니다.

지금 테이퍼링을 한다고 해도 그때와 같은 충격은 없겠지만 그런 성향(달러 강세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은 나타날 여지가 있다는 거죠. 지금 원/달러 환율은 1150원을 넘기도 하고, (원화가 약세여서)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살 가능성은 강해보이지 않습니다.

Q. 기업 실적은 좋아지고 있지 않나요?

▶이익은 좋아졌죠. 코로나19로 집에만 있기 답답하니까 노트북도 사고 TV도 사고 소비를 막 했단 말이예요. 문제는 돈이 풀리면서 여러가지 비용도 많이 올랐다는 겁니다. 주식만 오른게 아니고 부동산도 오르고 원자재 가격도 어마어마하게 오른 거예요.

기업의 이익을 간단하게 나타내면 P(가격)×Q(수량)-C(비용)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비용이 많이 오르면서 이익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죠. 비용이 오른 상태에서 이익을 늘리려면 물건을 많이 팔거나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지금 과연 그만한 수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는 겁니다.

가장 밑바탕에는 우리나라 수출이 좋아져야 해요. 우리나라 증시는 전세계 교역이 늘어날때 좋아요. 그런데 지금은 미국과 중국 사이가 좋지 않죠. 2000년대에는 중국이 모든걸 생산하고 미국이 소비해주면서 우리나라는 중간재 수출로 행복한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걸 기대하기 어려워 진겁니다.

코스피 재평가? "주주환원 개선 없이 힘들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Q. 코스피 기업들도 예전과는 달리 바이오나 인터넷 같은 성장 기업으로 재편되면서 코스피 PER도 재평가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증시가 저평가 받는 이유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기 때문이에요. 미국의 나스닥이 고평가 받는 이유는 번 돈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한다는 겁니다. 또 현금을 안 갖고 있고 그 돈으로 M&A(기업 인수·합병)를 적극적으로 하죠. 이게 개선되지 않으면 우리 증시는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지 못할 겁니다.

Q. 올해 코스피 상단은 어디까지로 보시나요?
▶전망치를 높이고 높여서 3400까지 올렸습니다. 그래도 저희 리서치센터 전망치가 다른 곳보다 낮더라고요. 지수상으로는 올해 수익을 내기 힘든 장이라고 봅니다.

대안은 있죠. 코스피는 별로인데 코스닥은 좋잖아요? 주식 시장에서는 소위 사이즈 효과(대형주, 중형주, 소형주 별 모멘텀)가 적용되는 시기가 있어요. 보통은 수출 증가율이 꺾일때 적용되죠. 올해가 전형적으로 그런 해예요. 2차전지가 좋다고 하면 2차전지 대형주만 하겠다고 하지 말고 소재주는 뭐가 있을까, 또는 엔터주가 좋다고 하는데 BTS 좋아하시면 하이브 사시면 될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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