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사마켓 온라인 웹페이지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온라인 셀러(소매판매자)들은 여전히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발품을 팔아가며 관행대로 물건을 주문해야 한다. 수입·유통단계도 복잡하다. 동대문 도매상이 중국 공장에서 수입한 옷이 중간 도매상과 사입업체를 거쳐 온라인 소호 브랜드 같은 소매업체에 전달된다. 원가에서 유통 비용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실 동대문 도매시장의 거래 관행을 바꾸려는 혁신 스타트업들도 일부 있다. '신상마켓', '링크샵스'이 대표적이다. 상당수의 동대문 도매업체들이 입점해 있어서 소매상들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상품 주문을 할 수 있다. 어이사마켓이 이들과 다른 점은 소매상이 동대문 유통을 거치지 않고, 중국 도매업체와 직접 거래한다는 점이다. 중국 도매업체의 상품 매입부터 물류, 통관, 배송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현재 동대문 시장에서 유통되는 의류의 50%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중국 구매대행 업체와 달리 낱장 매입, 교환 및 반품 등도 가능하다.
김수성 어이사컴퍼니 대표
김 이사는 "중국에서 생산된 도매의류를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매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매상에게는 가격적인 이점이 크다"며 "플랫폼 중개수수료율(10%)을 포함해도 원가 비용을 기존 방식 대비 평균 30~40%, 많게는 60%까지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만6000원에 판매되는 반팔티셔츠의 경우 기존 동대문 도매가는 1만1000원선이지만, 어이사마켓에서는 6000원선에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중국 도매업체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한다. 각 도매업체별로 상품 가격, 판매 순위, 배송기간, 주문 취소·지연율까지 확인 가능하다. 김 이사는 "상품 가격 만큼이나 도매업체들의 거래 정보가 중요한데 기존에는 소매상들이 관련 정보를 알 수가 없었다"며 "소매상들이 겪는 정보 불균형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도매업체들한테 정보공개를 꾸준히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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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사컴퍼니는 다음 달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현지 운영 조직과 물류 체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거래 제휴를 맺은 도매업체도 현재 400여곳에서 10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매업체별 필요한 상품을 선별해주는 맞춤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다. 김수성 대표는 "지그재그나 에이블리, 브랜디 등 여러 의류 판매 플랫폼의 등장으로 누구나 쉽게 소매업에 뛰어들 수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 의류 소매업체의 편의성을 한층 더 높여주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리고 말했다.
블루포인트·한세예스24 등 투자유치…"B2B 혁신 플랫폼 성장 가능성 높아"
투자사들은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일반 소비자 대상(B2C)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어 B2B 플랫폼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 전문 기업인 한세예스24그룹의 관계사 한세예스24파트너스의 김성훈 본부장은 "국내 보세의류 B2B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어이사마켓이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초기 투자를 이끌었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강준모 이사는 중국 현지 거래망을 구축·운영한 경험을 투자 이유로 꼽았다. 강 이사는 "중국에서 상품을 직접 들여와서 좋은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업모델이 작동하게 구현하기까지는 어려운 점들이 많다"며 "어이사컴퍼니는 법인 설립 전부터 5~6년간 중국 도매업체들과 직접 거래하면서 관계를 만들고 운영 경험을 쌓으면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해외 시장으로 확장이 가능한 B2B 플랫폼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은 이유다. 강 이사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옷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의 10~20대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며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한국 소매상들이 전세계에 판매하는 글로벌 유통체계를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