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반전 드라마' 시작하나...K-뷰티 '설화수'의 귀환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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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반전 드라마' 시작하나...K-뷰티 '설화수'의 귀환


K-뷰티의 대표주자 설화수가 돌아왔다.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던 설화수가 올 들어 면세 채널과 중국 온라인 채널에서 공격적인 전략으로 돌아서면서 5년간 이어진 매출 감소에 종지부를 찍고, 아모레 반전 드라마의 서막을 열어젖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 (31,350원 ▲1,350 +4.50%))은 올해 2분기 1조3034억원의 매출과 10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비 10.4% 늘고 영업이익은 188.5%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COVID-19) 충격이 극대화됐던 지난해 2분기 실적을 딛고 큰 폭의 회복세를 기록했다. 설화수 중국 매출이 2분기 60% 증가한 것이 두드러진 성과였다.



설화수는 이제 이니스프리를 제치고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브랜드로 등극했으며 K-럭셔리의 대표 주자로 격전지인 중국 화장품 온라인 시장에 다시 등판했다.

'코로나 쇼크'로 우려와 탄식 속에 2021년을 맞는 아모레퍼시픽의 각오는 비상했다. 그룹은 51세 김승환 부사장으로 대표를 교체하고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과 대규모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최대 화장품 격전지 중국에서의 온라인 전쟁 승리를 목표로 세웠다. 선봉에는 대표 브랜드 '설화수'가 자리했다. 설화수와 라네즈는 지난 11월 조직개편에서 별도의 유닛(본부)로 독립·승격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런 설화수의 성과가 2분기부터 본격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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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해외 매출이 10% 가까이 늘었다. 해외 시장 특히 중국에서는 설화수 '자음생' 라인을 집중 육성하며 전체 브랜드 매출이 약 60% 성장한 덕분이다. 럭셔리 브랜드 전체의 온라인 매출은 약 100% 성장했다.

설화수 선전에 힘입어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151,800원 ▲5,700 +3.90%)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1조1767억원, 영업이익은 158.9% 증가한 912억원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의 경우 13% 증가한 7418억원의 매출과 62.3% 증가한 8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해외 사업 매출은 4452억원으로 9.8% 성장했으며 94억원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럭셔리 브랜드와 온라인 채널이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국내 온라인 채널 매출이 약 40% 이상 성장했다. 역시 설화수를 비롯한 주요 럭셔리 브랜드가 네이버 쇼핑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 채널의 공격적인 확대로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헤라 '블랙 쿠션' 및 바이탈뷰티 '메타그린 쉐이크미'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이는 모두 그간 신비주의를 고수하던 설화수가 전면에 나선 성과다. 국내 온라인·면세점 채널과 중국 온라인 채널에도 모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설화수의 브랜드 전략은 올 들어 180도 달라졌다. 설화수는 국내에서는 네이버쇼핑과 수차례의 라이브방송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상반기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618 행사에서도 설화수 자음생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설화수의 등판으로 올해부터 아모레퍼시픽 해외매출 1위 브랜드는 이니스프리에서 설화수로 뒤바뀌게 됐다. 설화수가 아모레퍼시픽 전체 해외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 '반전 드라마' 시작하나...K-뷰티 '설화수'의 귀환
2분기에는 주요 계열사도 동반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니스프리는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로 인한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인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 등 주요 제품의 경쟁력 강화 및 제품 믹스 개선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에뛰드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폐점에 전체 매출은 하락했으나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로 적자폭은 감소했다. 오설록은 온라인 매출의 고성장 및 제주 티뮤지엄 매출 상승에 힘입어 매출이 50% 이상 늘고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강한 브랜드 육성 및 디지털 대전환과 사업 체질 개선의 경영전략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브랜드의 고유 가치와 시대정신을 반영한 '엔진 프로덕트'를 육성하고 국내외 디지털 플랫폼과 협업을 가속화해 온라인 채널 성장세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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