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아픈 손가락' 낸드 흑자전환 자신감 배경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오문영 기자 2021.07.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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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아픈 손가락' 낸드 흑자전환 자신감 배경은


SK하이닉스 (174,800원 ▲1,200 +0.69%)가 3년만에 매출 10조원을 회복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호황의 효과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27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0조3217억원, 영업이익 2조6946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 38% 늘었다.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메모리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이후 3년만이다. 시장 예상치(9조8673억원, 에프엔가이드 집계)를 넘어선 깜짝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2조7180억)를 소폭 밑돌았지만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강세가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PC, 그래픽, 컨슈머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고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회복됐다. 10나노급 2세대(1y)·3세대(1z) D램, 128단 낸드플래시 등 첨단 공정 제품 판매가 늘면서 원가 경쟁력도 올랐다고 SK하이닉스는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은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상반기 D램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해 20% 초반의 상승세를 보였다"며 "당초 하반기 개선을 예상했던 낸드플래시도 높은 수요 증가로 2분기부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낸드플래시 부문이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증가에 힘입어 3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 메모리사업부에서도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부문이다. D램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28% 안팎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유지하는 반면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12% 수준으로 업계 4위에 그친다.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중위권에서 경쟁하면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2018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1분기 내리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생산라인. /사진제공=SK하이닉스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생산라인.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것도 낸드플래시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낸드플래시 사업이 반등하면 SK하이닉스는 D램과 더불어 쌍끌이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말 세계 최초로 128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두번째로 176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올 하반기에는 128단 기반의 모바일 솔루션과 기업용 SSD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연말부터 176단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말 128단과 176단 낸드 비중이 8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노트북 PC 수요가 줄면서 하반기 들어 D램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일부 제품별로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인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5G 스마트폰 공급 확산, 하반기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맞물려 고용량의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며 내년까지 이런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D램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낸드플래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D램의 경우 64GB(기가바이트) 이상의 고용량 서버용 D램 판매를 늘리는 한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공정을 활용해 양산하기 시작한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DDR5도 하반기 양산할 방침이다.

전체 8개 대상국 가운데 중국의 승인만 남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선 올해 하반기 중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한국위원회의 '탄소 경영' 부문에서 8년째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또 이 위원회로부터 올해 '물 경영' 부문 최우수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노 부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ESG 경영 강화와 소통에도 적극 나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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