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경기 남부 혈전 막오른다...승자는 누구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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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경기 남부 혈전 막오른다...승자는 누구


경기도 남부 상권을 둘러싸고 백화점 업계가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이 동탄점을 통해 이 지역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기도 남부가 주요 백화점들의 사활을 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8월20일 동탄점을 개점한다. 기존에 백화점 업계 2~5위권인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AK플라자 등이 모두 경기도 남부에서 각각 경기점, 판교점, 광교점, 분당점 등을 통해 각사의 대표 점포를 운영해온 반면 롯데백화점은 연매출 3500억원 규모의 평촌점을 제외하고는 경기도 남부에 뚜렷한 대표 점포가 없었다. 백화점 업계 1위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롯데백화점은 동탄점을 수도권 최대 규모로 오픈해 경기도 남부의 대표 점포로 키우겠단 목표를 세웠다. 롯데백화점의 7년만 신규 출점인 이번 동탄점 출점을 통해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1위로서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겠단 포부다. 그동안 롯데백화점은 전국 백화점 매출 1위 자리를 신세계에 뺏기는 등 자존심이 구겨졌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동탄점의 성공에 '롯데백화점의 미래가 달렸다'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백화점 각사가 경기도 남부 상권에 큰 의미를 두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경기도 남부엔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경기도 북부에는 3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서울(956만명)엔 1000만명에 못 미치는 인구가 살고 있다는 걸 고려할 때 엄청난 숫자다. 경기 남부는 특히 분당, 판교, 광교, 위례, 동탄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많은 인구가 몰려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풍부한 배후 인구를 등에 업고 오픈 5년4개월이란 최단 기간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동탄점이 지리적 입지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이 상권을 제대로 공략해보겠단 포부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위치한 화성시 동탄신도시는 경기 남부에서도 가장 큰 규모 상권이다. 동탄신도시에 공급되는 주택 수는 14만6000호로 지금까지 개발된 수도권 신도시 중 가장 많다. 주변에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연구 단지가 있어 소득수준이 높다. 특히 구매력 있는 세대인 30~40대가 많다. 10대 이하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등 어린 자녀가 있는 30~40대 부부가 다수 거주한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스트리트몰 조감도 /사진=롯데백화점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스트리트몰 조감도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상권 공략을 위해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지향한다. 쇼핑과 여가를 모두 즐기고 싶은 복합공간이 되겠다는 것이다. F&B(식음료)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수도권 최대 규모의 식품관을 넣었고, 아동 영어 교육기관과 키즈카페 등 리빙 및 체험·경험 콘텐츠로 매장을 채웠다. 여기에 최근 명품의 인기를 반영해 생로랑, 토즈, 발렌티노, 메종마르지엘라, 발렌시아가, 델보, 알렉산더맥퀸 등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동탄점은 여러 입지조건이 우수한 만큼 경기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성장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들도 경기도 남부 상권의 대표주자를 놓치지 않겠단 포부 하에 각 점포를 강화하고 나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최근 내년 에르메스 오픈을 확정지었다. 샤넬도 입점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3대 명품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모두 확보한다.

갤러리아 광교점도 '경기도 명품관'을 지향하며 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찌·생로랑·펜디·프라다뿐만 아니라 디올·쇼메·프레드·벨루티 등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3대 명품 브랜드 유치도 힘쓰고 있다.

'분당의 부엌'을 표방하는 AK플라자 분당점은 식품관과 F&B를 지속 강화하며 고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최근 수년간 1층에 쉐이크쉑, 스타벅스 리저브, 타르틴 베이커리 등 F&B(식음료) 매장을 넣어 고객들이 편히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 경기점도 리뉴얼을 마쳤다. 신세계 경기점은 이달 초 식품관을 약 1000평 규모로 대규모 리뉴얼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생활 전문관 6층 전체를 새단장했다. 이에 더해 신세계는 2027년 SRT 수서 역세권 내에 영업면적 2만5000평(약 8만3000여㎡) 대규모의 신규 점포를 열어 경기 남부를 추가로 공략하겠단 포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서울 상권이 모두 포화 상태인 가운데, 경기도 남부권은 확장 여력이 남아있는 데다가 성장 가능성도 높아 매력적인 지역"이라며 "앞으로 백화점 업계간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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