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SH가 산 임대주택 너무 비싸, 금천구 건물 한채 400억원"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1.07.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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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실련 제공/사진=경실련 제공


서울시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매입한 서울 강동구 암사동 임대주택이 수서지구 공공택지 아파트보다 3배 비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건물 1채당 주택 취득가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다가구 주택으로 400억원에 육박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오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SH가 무분별하게 높은 매입가로 기존주택을 사들이며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1세대당 취득가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 강동구 암사동, 건물 1채로 봤을 땐 금천구 시흥동이다"고 했다.



경실련이 SH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SH 매입임대 현황자료(2002년~2020년)'을 분석한 결과 SH가 지난 19년 동안 다가구 등 주택 2만 세대(1730채)를 5조원에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이중 84%(1만7533세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매입됐다.

경실련은 취득한 면적은 줄어들고 매입가는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서울시와 SH가 무분별하게 기존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전 시장 때 세대당 취득가는 6000만원이었지만 박원순 전 시장 때는 2억1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세대당 토지면적은 같은 기간 27.44㎡(8.3평)에서 25.12㎡(7.6평)으로 감소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다가구주택은 취득가가 66.11㎡(20평) 기준으로 5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수서지구의 공공택지 아파트 평균 취득가의 3배였다. 취득가를 세대당으로 계산하면 암사동 다가구주택은 1세대당 4억80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경실련은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다가구주택 외에도 1호당 3억~4억원 이상 비싸게 사들인 주택이 많았다"며 "건설원가는 저렴한데 문재인 정부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한 채당 평균 5억원 상승해 매입가격이 더 비싸졌다"고 했다.


건물 1채 당 취득가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다가구 주택으로 취득가가 400억원이었다. 상위 5개를 합하면 1332억원에 달한다. 그중 강동, 금천, 성북, 구로, 도봉 5개 구의 7만1000세대 전체 매입의 43% 밖에 공급이 안 돼 공실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수십,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매입하고 있지만 적정성 여부 등의 검토는 허술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 정부는 집값을 잔뜩 올려놓고 엉터리 감정평가로 비싼 주택을 사들이는 매입임대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입임대주택은 '짝퉁 공공주택'에 불과하고 집값 거품이 빠지기 전까지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중단하라"며 "용산정비창, 불광동 혁시파크 등 국공유지를 공공이 직접 개발해 서민들이 안심하고 오래 살 수 있는 진짜 공공주택을 늘려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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