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홈런+금메달급 호수비…류현진 웃게 해주고 싶었던 ‘1700억 동료’

OSEN 제공 2021.07.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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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 홈런+금메달급 호수비…류현진 웃게 해주고 싶었던 ‘1700억 동료’



선제 홈런+금메달급 호수비…류현진 웃게 해주고 싶었던 ‘1700억 동료’


[OSEN=조형래 기자] ‘먹튀 선수’라는 오명을 벗고 류현진의 도우미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10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0승에 도전했지만 5회 내리 5연속 피안타를 허용하면서 조기 강판 됐다. 6-0으로 앞서고 있었고 6-3까지 추격을 당한 상황이었는데, 토론토 벤치는 류현진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단 팀은 승리했고 류현진은 아쉬움 속에서 10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경기 중 쉽게 볼 수 없었던 류현진의 미소가 이날 경기 중에 나왔다. 바로 6년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로 토론토 역대 최고액 계약을 체결한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 덕분이었다.


계약 첫 시즌의 전반기, 스프링어는 부상이 이어지며 66경기나 결장했다. 하지만 후반기 스프링어는 건강하게 출장을 하고 있다. 다만, 스프링어는 지난 1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중견수로 출장했는데 2회 조이 갈로의 타구에 주춤하면서 뒤로 빠뜨렸다. 단타가 3루타로 둔갑됐고 류현진을 실점 위기로 빠뜨렸다. 실점은 없었고 7이닝 완봉승으로 이어졌지만 스프링어는 수비에서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최선을 다해서 류현진을 도왔고 실점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종횡무진 달렸다. 일단 3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투런포가 더해지며 3-0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이라이트는 3회말 수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브랜든 니모에게 좌중간 큼지막한 타구를 맞은 류현진. 모두가 안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견수 위치에 있던 스프링어는 끈질기게 타구를 쫓아갔고 워닝트랙 위, 담장 앞에서 과감하게 몸을 날렸다. 머리 위로 날아가는 타구에 주저 없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고 이를 걷어냈다. ‘올해의 수비’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류현진도 안타라고 생각했던 타구가 잡히자 왼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고 미소를 지으며 스프링어의 수비를 감탄했다. 류현진이 4회까지 호투를 펼칠 수 있는 배경이었다. ‘야후 스포츠’는 이 수비를 두고 “만약 야구에서 멋진 다이빙캐치로 메달을 줄 수 있다면 스프링어는 금메달을 땄을지도 모른다”라고 평가했다. 


류현진도 경기 후 "너무 멋있는 장면이었고, 투수라면 그런 플레이가 나왔을 때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정말 멋있는 장면이었다"며 감탄 했던 그 순간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류현진은 5회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사실 1사 1루에서 스프링어는 다시 류현진을 도울 뻔 했다. 대타 브랜든 드루리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갔지만 글러브에 타구를 넣은 뒤 이를 떨어뜨렸다. 결국 2루타로 연결됐다. 실책성 수비로 볼 수도 있지만 스프링어는 엄청난 거리를 쫓아가서 타구를 걷어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안타 확률이 더 높았던 타구였다. 결국 류현진은 이어진 1사 2,3루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내리 3실점 했다.


류현진의 미소를 짓게 했던 스프링어였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팀은 10-3으로 승리했고 스프링어도 찬사를 받았지만 류현진의 완벽한 도우미가 되지는 못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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