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장에 다시 돈 몰렸는데...한쪽에선 "금 팔 적기"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1.07.2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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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장에 다시 돈 몰렸는데...한쪽에선 "금 팔 적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해 금에 대한 인기가 떨어졌지만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금이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금의 대체 자산으로 성장중이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2달 이상 보합세를 보인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통장 잔액은 6878억원으로 6월(6613억원)보다 265억원 늘었다. 금통장 잔액은 지난 2월 6219억원에서 5월(7082억원)까지 계속 증가하다 6월에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6월 미 연준이 2023년까지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2023년에 두 차례 금리를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8명 중 13명이 2023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금리가 낮아 달러가치가 하락할 때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상승한다. 반대로 금리가 높아지면 달러가치가 높아져 금의 인기가 시들해진다. 이에 따라 점차 오르던 국내 금값도 6월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g 가격은 지난 3월 31일 6만1209원에서 5월 26일 6만8481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6월 30일 6만3822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7월 들어서는 금통장 잔액과 국내 금값 모두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 회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금의 대체 자산으로 평가받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두 달 이상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도 금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월 개당 5000만원 밑으로 내려간 뒤 300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6월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와 7월 금값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며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으로 하반기에도 금값이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만큼 크게 오르지는 않고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값이 반등하는 지금이 오히려 금을 팔 적기라는 목소리도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미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차후 회의부터는 테이퍼링 시기를 논의하겠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긴축재정에 대한 방향성을 이미 보여준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긴축재정이 논의되면 금값은 강력하게 하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경기는 이미 회복 초입기에 들어선 만큼 급값이 반등하는 지금이 오히려 금을 팔 적기"라고 덧붙였다.

이용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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