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대응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7.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에 나와 '독도 도발'과 '막말 파문' 등 외교적 악재가 쌓이는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가 한일정상회담 성사를 놓고 일본과 협의를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문 대통령이 오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한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도쿄 모토아카사카의 영빈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위안부와 일제 강제 징용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소마 공사는 최근 JTBC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와 관련,"일본 정부는 한일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으며 문 대통령 혼자서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다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회담 실무진이 일본에 가면 3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늦어도 20일엔 일본으로 출발을 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오후엔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박 수석은 "우리가 일본을 대하는 선의, 미래 지향적 태도와 같은 생각으로 일본이 임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라며 "일본이 대한민국의 선의에 대해서 성의로 응답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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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한일관계의 물꼬를 틀 마지막 기회로 이번 정상회담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타래처럼 꼬인 양국 관계를 이번 회담 한번으로 풀 순 없지만, 화해 분위기를 만든 후 차기 정권에서 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청와대와 정부도 여기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등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7.19/뉴스1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성과를 전제로 한 정상회담 제안은 일본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 센터장은 "현재 한일 양국의 모습을 보면 여론전을 앞세워 막판까지 기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자세한 속내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문 정부가 제시한 '성과가 있는' 정상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두 나라의 견해차를 못 좁히고 불신만 더할 수 있고, 정상회담이 열려도 결과물을 얻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을 놓고 성과를 계속 강조하면서 결국 스스로 허들을 높이고 있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옆나라에서 올림픽을 하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온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을텐데, 현안을 강조한다는 것은 결국 나중에 회담이 잘못 되거나 했을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란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문재인정부가 역대 최악의 한·일 관계를 만든 정부란 오명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전엔 한일관계에서 일본이 공격하고 한국이 수비를 했다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게 다뤄지면서 공수가 바뀐 분위기"라며"우리 입장에선 일본과 대화하려는 의지를 계속 나타내면서 '한일관계를 나쁘게 만든 정부'란 비판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