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의 한 스튜지오에서 진행 중인 라이브스트리밍 세션 /사진=블룸버그
중국 소비재 업체들의 부상은 당국의 테크 기업 단속 이전부터 이뤄졌다. 데이터제공업체 프레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재 섹터 스타트업으로는 2018년 이후 62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1000억달러가 넘는 테크 기업 투자액에는 못 미치지만 향후 수년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소비재 브랜드의 급부상 배경 중 하나는 이들 기업이 소셜미디어, 라이브스트리밍 쇼핑 플랫폼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채널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한 온라인 제품 판매는 올해 전년동기 대비 25% 늘어난 1조2000억위안 규모로 성장했다. 동시에 중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생)는 이전세대에 비해 특별히 해외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운 마케팅 통로로 중국 Z세대를 겨냥한 소비재 업체들이 급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프랭크 웨이 와버그 핀커스파이나 공동대표는 "향후 10년은 중국 브랜드 부상에 있어 황금기가 될 것"이라며 "Z세대의 부상이 이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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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테크 기업에 대한 당국의 단속 강화 추세가 뚜렷해지자 투자 대안으로 소비재 기업들이 더 눈에 띄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달 중국 당국이 승차공유업체 디디추싱에 대한 안보조사를 미국 증시 상장 직후 착수하며 테크 기업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급격히 높아졌다. 알리바바 그룹, 텐센트 홀딩스 등 지난 몇 달간 테크 기업을 향했던 중 당국의 압박이 뚜렷하게 확인된 계기로 여겨져서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사모 주식회사의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소비자 부문은 자본이 기술 및 교육 부문보다 정책 리스크가 훨씬 낮아 전환하기 좋은 선택"이라 전했다. 또 다른 중국 벤처캐피탈 기업의 한 관계자는 투자 대상 분야를 중국 소비자 브랜드나 환경친화적 기업 등 중국 정책의 지원을 받거나 정책에 우호적인 분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도나도 소비재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들며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및 사모펀드를 연결하는 상하이 소재 금융자문가 로럴 첸은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결정 과정에는 2개월이 소요되지만, 지금은 불안한 투자자들이 계약서 발행을 생략하거나 실사를 아주 간단하게 해서 이 과정을 2주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