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핵심'은 아니지만 귀한 서울 정비사업…대형 건설사들 '격돌'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1.07.1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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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좌6구역 조감도 /사진=북가좌6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북가좌6구역 조감도 /사진=북가좌6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올 여름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 정비사업 수주를 두고 격돌을 벌인다. 상징성이 큰 강남 핵심 입지는 아니지만 최근 흔하지 않은 정비사업 물량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과 송파구 마천4구역이 지난달 현장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에 돌입했다. 북가좌6구역은 오는 14일 입찰을 마감하고 다음달 조합 총회를 거쳐 최종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마천4구역은 다음달 4일까지 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북가좌6구역은 서대문구 북가좌동 372-1번지 일대 10만4656㎡ 부지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4층, 아파트 1970가구를 짓는 재건축 사업이다. 이 구역은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등 3개 노선이 지나는 미디털미디어시티(DMC)역 인근으로 트리플 역세권인데다, 수색로·강변북로·내부순환로 등이 가까워 우수한 입지를 자랑한다. 또 서울 서북권 개발의 핵심인 수색역세권 개발도 계획돼 있다. DMC역사 안에 업무공간과 문화관광시설, 상업시설을 조성하고 상암과 수색지역을 잇는 보행로와 차로 등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입지적 장점에 DL이앤씨, GS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참석했고, 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시기였다면 주목받기 애매한 위치와 사이즈일 수 있다"며 "하지만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신규 수주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희소성이 있고, 이런 상황에서 대형 시공사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천4구역 조감도 /사진=마천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마천4구역 조감도 /사진=마천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마천4구역은 송파구 마천동 323번지 일대 6만653㎡ 부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아파트 1372가구를 조성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강남권이라는 입지가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구역에서는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0대 건설사 3~4곳이 관심을 보인다는 건 사업성이 이미 검증된 곳이라고 봐야 한다"며 "입찰 마감일 직전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조합에 각자의 강점을 어필하겠지만, 요즘에는 조합원들의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가 시공사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조합의 선호도를 파악하면서 경쟁사가 누구인지, 수주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토대로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번 수주전 승자가 결정되면 올해 누적 수주액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북가좌6구역의 사업비는 4000억원대, 마천4구역은 3800억원대다.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1·2위는 DL이앤씨와 대우건설로 수주액은 각각 1조7935억원, 1조7372억원이었다. 이번 사업을 누가 수주하느냐에 따라 1·2위가 바뀔 수도 있다.

이 구역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한남3구역(5816가구)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서울에서 발주 물량이 적다 보니 대형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며 "수주 실적도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일감 확보를 위해서라도 적극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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