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서 무한정으로 수소 뽑아낸다...프랑스의 야심찬 실험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21.07.06 13:30
글자크기

[에세이⑩] 프랑스 세계 최초 해상 '그린수소' 생산공장 구축

편집자주 [편집자주] 바야흐로 '에너지 혁명'의 시대다. 기후변화의 위기에 직면한 세계는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 에너지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글로벌 신재생 리포트-에너지 혁명 세계는 이순간(에세이)'은 세계 각국의 최신 신재생에너지 동향과 시사점을 짚어봄으로써 국내 에너지정책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해상 그린수소 생산기지 개념도 /이미지 출처= lhyfe 홈페이지해상 그린수소 생산기지 개념도 /이미지 출처= lhyfe 홈페이지


프랑스가 내년부터 세계 최초 해상 그린수소 생산공장을 가동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원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탄소배출이 전혀없는 친환경 수소를 무제한으로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일부다.

프랑스의 그린수소 생산 및 공급업체 리페(Lhyfe)가 구축하는 해상 그린수소 생산공장은 프랑스 북서부 르 크루아시크시 해안에서 20km 떨어진 대서양 해상에 위치한 신재생에너지 실험장 'SEM-REV'에 설치한다. 우선 2MW 용량의 부유식 해상풍력을 비롯해 파력(파도)과 태양광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원과 연결해 수소를 생산한다. 2024년이면 그린수소 생산공장은 10MW 규모로 확대하고 이후 수백 MW 규모의 다양한 탄소중립 전력과 연결할 계획이다.



바다 위에서 무한정으로 수소 뽑아낸다...프랑스의 야심찬 실험
프랑스가 해상풍력과 수소생산을 연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다시피 수소는 전력 생산과정에서 순수한 물만 부산물로 생산하는 청정에너지다. 하지만 모든 수소 생산 방식이 청정한 것은 아니다. LNG(액화천연가스)에서 추출해 생산(개질)하는 '추출 수소'의 경우 현재 가장 저렴한 수소생산 방식이지만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 발생이 불가피하다. 추출수소를 '그레이수소'라고 부르는 이유다.

세계 에너지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수소의 96%는 화석 연료에서 뽑아낸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그린수소' 생산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현재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그레이수소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경제성도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다.



전통에너지 발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의 균등발전원가(LCOE)가 같아지는 지점을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라고 한다. 덴마트 재생에너지 기업 오스테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기준으로 3분의 2 지역에서 이미 그리드 패리티가 발생했다. 이론적으로 바닷물을 전기분해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을 탄소중립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프랑스의 해상풍력 그린수소 생산 실험이 성공을 거둔다면 대규모의 산업용 수소 생산의 초석이 될 것이다.

수소경제 선도국인 한국도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구축을 추진하면서 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국비 140억원을 투입해 하루 평균 수소 240kg 생산이 가능한 3MW급 전기분해 수소생산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상향하고 있는 만큼 해상풍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 대한 정책차원의 과감한 투자와 기술선점을 통해 수소경제의 글로벌 퍼스트무버 지위를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