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시총 40조 카뱅 "자사 몸값 18조" 낮게 제시했다, 왜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6.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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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총 40조 카뱅 "자사 몸값 18조" 낮게 제시했다, 왜


카카오뱅크는 자사 몸값을 18조6000억원 정도로 제시했다. 40조원을 넘는 장외 시가총액을 크게 밑도는 건 물론 금융투자업계에서 전망했던 20조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플랫폼보다 은행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평가방법이 시총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카카오뱅크가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한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신주 발행 6545만주를 포함한 총 상장주식 수(4억7510만주)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5조6783억~18조5289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식이 주당 9만원선에 거래되는 걸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20조~30조원을 예상했던 증권사 전망에도 모자라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낮아진 건 보수적인 평가방법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평가방법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선정했다. 전통적으로 은행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기업에 활용하는 MAU(월간순이용자) 기준 평가방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가입자 수만 14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뱅크를 MAU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20조6000억~27조5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역할보다 은행업 본질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평가방법 선정과 관련해 "모바일 기반의 영업 특성상 전통적인 은행과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은행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엄격하고 보수적인 자본적정성 관리감독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자본의 규모와 효율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교기업에는 글로벌 인터넷 은행들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 로켓컴퍼니(PBR 4.6배) △브라질 팍세그루(8.8배) △러시아 TCS그룹 홀딩(8.0배), 스웨덴 노르드넷 AB(7.6배)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들 비교기업들의 평균 거래배수인 7.3배를 적용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하나금융지주 (58,100원 ▲100 +0.17%)(14조원), 우리금융지주 (14,190원 ▲60 +0.42%)(8조원)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 받으면 KB금융 (73,900원 ▲200 +0.27%)(23조원), 신한지주 (46,250원 ▼200 -0.43%)(21조원)에 이어 3대 금융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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