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총수회동 성사될까, 8일 전략보고대회 촉각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4대 그룹 대표들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구광모 LG그룹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2021.6.2/뉴스1

그린뉴딜 성장공식의 핵심 'K배터리'를 중심에 둔 재계 총수 회동이 성사될까. 8일 정부가 배터리(전기차용 2차전지) 종합 육성대책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미래 모빌리티를 둘러싼 관련 기업들의 총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배터리 투자와 R&D(연구개발)에 급물살을 탈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8일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서 K배터리 전략 보고대회를 진행한다. 정부 측 최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배터리 관련 그룹사 총수들의 참석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부 그룹사는 총수들의 최종 일정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LG엔솔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참석 가능성이 우선 높게 점쳐진다. 또 관심을 끄는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참석 여부다. 정 회장이 참석할 경우 K배터리 협력의 핵심 중 하나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성사된다면 배터리산업을 중심에 두고 정부와 재계가 최고위층이 한 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다만 해당 그룹들은 모두 공식적으로는 참석 여부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앞서 LG와 SK의 배터리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해 구 회장, 최 회장을 만나는 등 K배터리 산업의 고리 역할을 해 왔다. 순수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배터리 수요산업 보유하고 있는 만큼 모두와 접점이 있다.

여기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계와 정부의 핵심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최 회장, K배터리 산업의 핵심 구 회장까지 한 자리에 모일 경우 행사의 상징적 의미가 커진다. 삼성그룹에서도 김기남 부회장 참석 가능성이 점쳐진다.

임박한 일정 상 총수 회동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행사의 성격 상 총수들이 참석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측이 은근히 배터리 생산기지 건설을 국내로 유턴시켜줄 것을 종용한다는 해석이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3사는 모두 주요 수요처가 있는 해외에 배터리 공장을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다"며 "일자리 문제 해결이 시급한 정부로서는 아쉬운 대목일텐데, 이런 상황에서 총수가 참석한다면 기업으로선 뭔가를 약속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진다. 참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총수 참석 여부와 관계 없이 실무 핵심들은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모두 참석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 등 배터리 소재기업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 각종 설치물 등을 통해 그간의 배터리 개발 성과를 자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시장은 성장 일로다. 국내 3사가 국내외서 공격적인 증설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오는 2023년부터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7% 초과할 것으로 봤다. 공장을 짓는 동시에 배터리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간다는 얘기다.

정부의 배터리 전략 보고대회는 여기에 마중물을 붓자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달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K반도체 전략보고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릴레이로 주력 산업에 대해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이 자리서 정부의 배터리 산업 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 예산 지원 방안이 공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 등이 지속적으로 제안했던 사안이다. 또 배터리 산업 인프라 및 인센티브 방안, 배터리 3사의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 및 투자 계획 등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