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도 동난다"…SK 반도체 소재 투자 만지작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6.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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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도 동난다"…SK 반도체 소재 투자 만지작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으로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주요 제조사들이 증설 검토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SK실트론의 추가 투자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2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실리콘웨이퍼 1, 2위 제조사인 일본의 신에츠와 섬코가 최근 생산라인 신축 검토에 착수했다. 양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웨이퍼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증설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의 12인치(300㎜) 웨이퍼 평균 재고는 지난해 초 1.6개월분에서 올해 초 1.3개월분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퍼 제조사가 증설을 검토하는 것은 반도체 제조사의 증설 결정 이상으로 흔치 않은 일이다. 웨이퍼는 장기계약을 통해 꾸준히 공급되기 때문에 대규모 증설보다는 일부 설비 추가나 생산 효율화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는 게 일반적이다.



전세계 웨이퍼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1, 2위 업체가 증설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그만큼 최근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웨이퍼 출하면적은 33억3700만 제곱인치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 급증이 웨이퍼 출하량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 회복세도 올 1분기 웨이퍼 출하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다만 일본 웨이퍼 제조사들이 증설을 결정하더라도 제품 출하는 빨라야 2023~2024년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에츠와 섬코의 경우 웨이퍼 단가 인상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은 일단 증설보다는 생산 효율화 등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 가동률이 2019년 94.4%, 지난해 98.5%, 올 1분기 99.4%로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SK그룹은 2017년 LG그룹으로부터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인수한 직후 2019년 2월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구미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SK실트론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 전기차 관련 웨이퍼 시장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iC 웨이퍼로 생산하는 SiC 전력 반도체는 소재 특성상 고열과 고전압에 강하고 전자 이동속도도 빨라 전기차나 5G(5세대) 통신장비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린 반도체 수요 폭발이 웨이퍼 쇼티지(공급 부족)로 이어지면서 웨이퍼 제조사들의 증설 결단이 임박한 상황"이라며 "SK실트론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 투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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