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선 마시기 힘든데…" 日 도쿄올림픽 경기장 술 판매 검토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06.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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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관중을 최대 1만명까지 수용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경기장 내에서 주류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2일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는 경기장 내에서 주류 판매를 허용하되 코로나19(COVID-19)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판매 시간대 등을 제한할 방침이다.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중 긴급사태가 발령되지 않아 유관중 대회가 진행될 수 있다면 코로나19 감염 대책과 각 지역의 규칙을 고려해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직위는 전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회의를 거쳐 올림픽 관중 상한선을 경기장 정원의 50%, 최대 1만명으로 공식 결정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긴급사태가 발령될 경우에는 무관중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세이코 대회 조직위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기장 내 주류 판매와 관련해 "큰 소리 응원을 금지해 안전을 실현하겠다는 방침과 현재 주류 판매에 적용되고 있는 일반적인 규칙을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위 측은 앞서 경기장 안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큰 소리 응원을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회 조직위가 경기장 내 주류 판매를 검토하는 것은 올림픽 스폰서 기업과의 관계 때문이다. 올림픽 스폰서 기업인 대형 맥주회사가 경기장 내 주류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도록 계약이 돼 있다고 NHK는 설명했다. 언급된 대형 맥주회사는 올림픽 최고 후원사인 '골드 파트너'로 참여 중인 아사히맥주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직위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와 스폰서 권리 보장의 두 가지 관점에서 주류 판매 허용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마루카와 다마요 올림픽 담당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대회 특성상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조직위로서는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주류 판매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경기장 내에서 주류 판매가 허용될 수 있다는 소식에 일본 내에서는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국민이나 일반 음식점에는 제한을 두면서 왜 올림픽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가 적용된 도쿄의 음식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 2인 이내 손님에 대해서만 주류 제공이 허용되며 가게에서의 체류 시간은 90분으로 제한된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이날 당직자 회의에서 "많은 음식점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협력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1만명이 모이는 올림픽 경기장 내에서 주류를 판매한다는 것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전부 희생하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직위는 관람객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번 주중 발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음주 관련 행동지침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회장에 직행했다가 경기가 끝난 뒤에는 곧장 집으로 돌아가고, 길거리에서 음식 섭취를 삼가 달라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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