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달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부 직장인들은 사정이 다르다. 거리두기 완화되면 회식 등이 잦아질 것이고, 그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경기도의 한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모씨(29) 역시 코로나로 회식이 크게 줄면서 헬스 개인교습(PT)을 받고 있다. 격주로 온라인 영화감상 모임도 참여하고 있다. 윤씨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팀원들끼리나 다른 부서와 모여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 술자리를 갖지 않는 달도 있었다"며 "비슷한 나이의 직원들 사이에선 모이면 이런 문화가 표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털어놨다.
2030 재택근무 찬성…전문가들 "구성원들끼리 의논 필요"
/삽화=뉴스1
실제로 지난 3월 한 달 한국갤럽이 직장인 12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전후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에선 직장인 81%가 재택근무를 처음 경험해 본다고 답한 가운데, 73%가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25~34세의 경우 만족한다는 비율이 90%로 △35~44세 66%, △45~54세는 66%보다 24%포인트 높았다. 재택근무 확대를 원한다는 응답에도 81%가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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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도 "반드시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날을 제외하곤 유동적으로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최근 애플에선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주3일 사무실 출근을 제안하자 내부 반발이 일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800명 이상의 애플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계속 유지하길 선호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선 사내 소통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김모씨(34)는 "회식이 꼭 술을 강요하는 불편한 자리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구성원들끼리 친목을 다지고,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동료들끼리 식사를 같이 하지 못하며 아쉬운 적이 많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무직은 이전에도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의 결합이 충분히 가능했지만 문화 때문에 혹은 눈치가 보여 관습적으로 출근을 하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는 온·오프라인 통합 형태의 오피스 혁명이 일어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의 저자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도 "(지금의) 회식문화·근무방식은 앞으로 가야 하는 방향이다"라며 "코로나를 계기로 시기가 당겨진 것 뿐"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기업들에서 급하게 근무형태를 바꾸느라 충분한 준비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있었을 것"이라며 "다양한 세대의 구성원들끼리 논의를 통해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