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하이드로젤 기반 유연성 뇌-기계 인터페이스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21.06.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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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와 공동연구로 장기적 뇌 삽입 가능 장치 개발…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장기 진행성 뇌 질환 연구 가능 기대

하이드로젤 기반 하이브리드 뇌-기계 인터페이스 개요 및 제작과정./자료제공=KAIST하이드로젤 기반 하이브리드 뇌-기계 인터페이스 개요 및 제작과정./자료제공=KAIST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 연구팀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폴리나 아니키바 교수·쏸허 자오 교수·육현우 박사 공동 연구팀과 함께 '하이드로젤 기반의 유연성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하이드로젤은 물과 젤리가 합쳐진 합성어로 필러, 보톡스, 화장품에 쓰이는 반고체 상태의 물질이다. 인공적인 인체 조직을 만드는 원료로 적합해 의학적으로도 널리 쓰인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 구조를 연구하거나 뇌 신경 질환의 메커니즘을 파악·치료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뇌를 자극하고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신경 인터페이스는 기계·화학적 특성이 뇌 조직과 너무 달라 일어나는 이물 반응때문에, 주변에 절연세포층이 형성돼 그 수명이 매우 짧아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제작한 다기능성 파이버 다발을 하이드로젤 몸체에 넣는 방법을 이용, '뇌 모사형 신경 인터페이스'를 제작했다. 이 장치는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종만을 자극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광섬유뿐만 아니라 뇌에서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전극 다발, 약물을 뇌 속으로 전달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 인터페이스는 하이드로젤 몸체를 건조시킨 상태에서는 단단한 성질이 고분자와 유사해 몸체에 삽입하기가 쉽다. 하지만 몸에 들어가면 체내의 수분을 빠르게 흡수해 부드럽고 수분이 풍부한 주변 조직과 유사한 상태가 돼 이물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동물 모델에 직접 적용해 삽입 후 6개월까지도 뇌 신호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 기록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다. 또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를 대상으로 초장기간 광유전학 실험과 행동 실험 등이 가능했고 이물 반응에 의한 아교세포 및 면역세포의 발현이 기존 장치보다 현저히 줄어드는 것도 증명했다.

박성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하이드로젤을 다기능 신경 인터페이스의 구성물질로 사용해 그 수명을 대폭 높였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며 "이 연구를 통해 향후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초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뇌 신경 질환 연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의 지난 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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