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도 물린 BBIG…여름부터는 다시 성장주 강세?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6.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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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도 투자했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가 최근 횡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에선 이르면 여름부터 다시 BBIG를 필두로 한 성장주의 강세가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21일 오후 2시15분 미래에셋 TIGER KRX BBIG K-뉴딜 ETF는 전 거래일 대비 15원(0.12%) 내린 1만305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로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는 0.19% 올랐다.



문 대통령이 가입한 시점인 지난 1월15일과 비교하면 약 5개월 동안 약 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부진했다. 이는 해당 ETF가 기술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두 ETF는 주로 NAVER (184,400원 ▼300 -0.16%)카카오 (48,600원 ▲100 +0.21%)와 같은 정보기술(IT)주와 앞서 외국계 매도 리포트에 주가가 하향했던 LG화학 (402,500원 ▲7,000 +1.77%), 삼성SDI (434,000원 ▲13,000 +3.09%) 같은 2차전지주가 상위 구성 종목을 차지하고 있다. 또 반도체 수급 우려로 급락한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 등도 담겨있다.



이들 종목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이슈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다시 성장주가 하반기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표적 성장 업종인 인터넷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있었던 카카오는 15만원대까지 치솟으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등극했다. 30만원대 후반을 횡보했던 네이버도 이날 장중 40만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에 가까워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만들어준 기저효과에서 벗어나는 6월 이후 성장주는 다시 희소해질 것"이라며 "실적회복을 이끌었던 가치주의 기저효과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인 매력이 반감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반기 증시는 강세장에 복귀하고 기술성장주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선 연준 긴축, 세금 인상, 수급 등 이슈를 감내해야겠지만 악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 스트레스에 비례해 상승했던 시장 금리는 성장주의 가치 부담을 자극해왔지만 이제 걱정이 한결 완화된 상태라면 성장주 움직임에도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이라며 "금리상승 제동,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 경감, 성장주 주가 조정의 상황에서 반등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서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그간 성장주의 소외는 상당기간 지속됐지만 성장주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시점은 일러도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정도로 가늠한다"며 "현재 시점에서 국내 성장주 대응법은 주가 조정이 충분히 진행된 상황에서 경기 사이클에 연동돼 매출 개선이 일어나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수급이 닿는 대형주 위주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성장주 강세를 대비해 담아야 하는 종목들에 대해선 자동차, 2차전지, 미디어 등이 꼽혔다. 현금 흐름이 확실한 성장주가 빠른 반등을 보이겠지만, 올해 여름부턴 현금 흐름이 먼 성장주가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가치주의 이분법 구분보다 기업 내재 가치 대비 현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며 "좋은 기업이 투자에 있어 늘 좋은 성과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급등한 성장주의 추격 매수보단 성장 대비 주가의 상승폭이 높지 않은 자동차, 2차전지와 향후 경제 활동 재개의 수혜를 받는 미디어, 엔터, 면세 업종 대응이 좋을 것"이라며 삼성SDI, 기아, LG전자, SK이노베이션, SKC, CJ ENM, 호텔신라 등을 추천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성장주와 관련해서 '성장주가 여기서 얼마나 더 갈 수 있겠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미국에서도 비슷한 논란들이 있었지만 10년 넘게 성장주 랠리는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기술의 혁명은 어느 한 산업이 아닌 여러 산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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