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음주금지' 첫날 부산 수변공원…"조용하고 한적해 딴세상"

뉴스1 제공 2021.06.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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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포장해온 방문객들 발길 돌려…"왜 안되냐" 항의도
'헌팅족' 사라지고…산책 즐기는 가족 단위 방문객 대부분

자정이 넘어 불이  꺼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모습.2021.6.19/ © 뉴스1 이유진 기자자정이 넘어 불이 꺼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모습.2021.6.19/ © 뉴스1 이유진 기자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오늘부터 민락수변공원 내 음주와 취식이 금지됩니다. 가까운 식당을 이용해주세요.”

18일 오후 9시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주말 밤이면 술판이 벌어지던 ‘헌팅 메카’ 민락수변공원은 여느 때보다 한적했다.



이날부터 민락수변공원 내 음주 및 취식이 제한되면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방문객들이 주를 이뤘다. 돗자리나 캠핑의자를 펴고 술잔을 기울이던 젊은이들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수변공원을 찾은 몇몇 방문객은 “오늘부터 술을 못 마시는 거냐”, “왜 안 되는 거냐”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부분은 유모차를 밀거나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등 한가롭게 공원을 거닐었으며 자리에 앉아 있는 방문객은 소수에 불과했다.

동시간대 20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지만 이날 수변공원에 있던 사람들은 1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취객들의 고성방가는 사라지고 부모님과 함께 저녁 산책을 나온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밤이면 방문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넘쳐나던 쓰레기통은 텅 비었고 공원 내부를 가득 채우던 술냄새도 사라졌다.

술과 음식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던 인근 횟집이나 편의점도 한적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던 주민 A씨(40대)는 “수변공원 내 음주를 금지하니까 조용하고 한적해서 좋다”며 “아직 첫날이긴 하지만 행정명령으로 수변공원이 딴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음식을 든채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날부터 민락수변공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음주 및 취식을 금지한다. 2021.6.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음식을 든채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날부터 민락수변공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음주 및 취식을 금지한다. 2021.6.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계도요원들은 출입구에서 음식을 들고 입장하려는 방문객을 통제하거나 안심콜 등록을 안내했다.

취식 금지 사실을 모르고 양손 가득 음식을 포장해 온 방문객은 계도요원의 안내에 끝내 발걸음을 돌렸다.

계도요원 B씨는 “물이나 커피 정도는 들고 입장하도록 하고 있지만 주류나 음식 반입은 금지하고 있다”며 “산책을 위해 생수를 챙겨오는 방문객까지 막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공원 내부에서도 3~4명의 계도요원이 마스크 미착용이나 음주, 취식을 하는 방문객들이 없는지 단속했다.

인근 어린이놀이터에서도 음주와 취식이 금지되면서 이전처럼 돗자리를 펴놓고 삼삼오오 모여 음주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정이 되고 수변공원 내 조명이 모두 꺼진 후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은 드문드문 이어졌지만 이전처럼 술판으로 북적이지는 않았다.

한편 수영구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민락수변공원,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의 음주 및 취식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행정명령은 오는 9월30일까지 적용된다.

구는 1차 계도 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부터 민락수변공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음주 및 취식을 금지한다. 2021.6.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부터 민락수변공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음주 및 취식을 금지한다. 2021.6.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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