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실패한 '항공권 예약'에 도전장…카카오모빌리티 묘수는?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1.06.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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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모빌리티/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가 3년 만에 중단한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시 시작한다. 항공과 내륙 이동을 연계해 모든 교통수단을 한데 모은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플랫폼이다. 항공권 예약 시장의 경우 '스카이스캐너' 등 글로벌 사업자의 벽이 높아 3년 만에 철수한 카카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7일 '카카오T 항공'을 출시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7개 항공사의 국내선 예매 서비스를 먼저 선보이고, 향후 국제선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항공권 예매 시 미리 저장한 탑승객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오거나, 5만원 이상 결제 시 할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카카오는 택시·바이크 등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까지 마지막 1마일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부터 기차·시외버스 등 광역교통망에 이어 항공까지 중개하게 됐다. 해상교통을 제외하곤 사실상 모든 이동수단을 카카오T 앱에서 예약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가 지분 28.9%를 보유한 타이드스퀘어와 제휴한다.

글로벌 OTA에 밀려 3년 만에 퇴장…카카오 악몽 끝나나
항공권 예약은 카카오가 도전장을 냈다 쓴 맛을 본 분야다. 카카오는 2018년 3월 타이드스퀘어 등과 카카오톡에서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는 '항공권 바이 카카오'를 선보였으나 3년 만인 지난 3월 중단했다. 항공권 예약 정보와 가격 변동 내역을 카톡 메시지로 실시간 전송해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 벽에 막혔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국내 OTA 시장에서 스카이스캐너의 점유율은 54.2%를 기록했다. 익스피디아·아고다·부킹닷컴 등 글로벌 OTA도 해외 호텔과 연계해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 항공권 예약 시장에선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와 야놀자·여기어때 등 여행 앱이 강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선으로 한정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가 강점을 나타낼 수 있지만, 해외 항공권 예약 서비스는 글로벌 사업자를 넘기 쉽지 않다"라며 "MaaS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측면에서 항공권 예약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구색 이상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비행기 탑승 전후 교통수단 걱정 마세요"
/사진=카카오모빌리티/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항공과 내륙 이동수단을 연계해 다른 OTA와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출발 장소-출발공항-도착공항-최종목적지까지 전 과정에서 적합한 이동수단을 제시해 이용자를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로 이동하는 경우, 집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기차·시외버스 예매 주소(링크) △택시 호출 주소 △카카오내비 길 안내 시작 주소 △카카오T에서 자동정산 가능한 김포공항 주차장 정보 등을 카톡으로 안내해준다. 카톡으로 항공 탑승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이전 서비스의 장점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T는 베트남에서 공항 픽업 및 차량 호출을 제공하는 등 해외여행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어 향후 국제선으로 범위를 넓히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단순 항공권 가격 조회·예매를 넘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방안을 접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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