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의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준익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의 말이다.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일생에 한번은 직·간접인 창업을 경험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말 앞엔 "치킨집이 됐든, 편의점이 됐든"이 붙기도 한다. 어떤 세대는 '창업을 한다'보다는 '창업에 내몰린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우리 주변에선 은퇴 후 받은 퇴직금으로 뭘하든 간에 작은 상가라도 일단 차려 보자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니까.
이런 얘기가 새삼 나왔던 이유는 점심 자리에서 김 교수가 풀어놓은 '시니어(만 40세 이상) 전문창업 과정'의 경험담 때문이다. 시쳇말로 '웃픈'(웃기면서 슬프다) 일화를 소환하면 이렇다. 직장인 MBA와 같은 형태로 마련된 이 과정에 참여한 학생은 주로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고위직 임원들이다. 개강 첫 날, 간혹 버럭 화를 내는 일부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경력개발 과정이란 얘기만 듣고 왔다가 창업과정이란 것을 알게 되면 지레짐작 '명퇴 신호'로 받아들인다는 거다. 그런데 김 교수에 의하면 그런 분들이 대개 과정이 끝날 무렵, 함께 배운 학우들과 협동조합을 설립하거나 투잡 형태로 공동창업에 나선다고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창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체계적인 실전 준비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일 테다.
유니콘팩토리의 간판 코너인 '스타트UP스토리'에도 시니어 창업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수십조를 주무르던 투자은행의 임원에서 프랍테크(Property+Technology, 부동산기술)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한 정성욱 살다 대표를 꼽을 수 있다. 50대인 정 대표는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 SC제일은행 등에서 임원으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렇게 살다가 은퇴한 뒤 모아둔 돈과 연금을 받으며 여유 있는 노후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왜 돌연 창업의 길을 택했냐'고 묻자 "뭔가를 직접 만들 때의 참재미를 느끼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창업에 나섬에 있어 나이는 숫자일 뿐이고,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그를 통해 하게 됐다. 본업과 연관된 시니어창업이라면 청년창업보다 생존율이 높아 투자자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