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스템, 진단키트 렌탈시대 연다···알러지·식중독균 자가검사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06.1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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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대표 "코로나19 이후 인체·식품·동물 등 '생활형 진단키트'로 사업다각화"

진(Gene)시스템 서유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진(Gene)시스템 서유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 년 중 6~8월에 식중독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통상 식중독이 상한 어패류·육류 섭취 등에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식중독 원인 식품은 채소류인 경우가 70%다. 다이어트 열풍에 여름철 샐러드 섭취량이 늘면서 걱정이 앞선다.

분자진단기기 전문업체 진시스템 (10,710원 ▲710 +7.10%)의 서유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식중독 원인균 검출키트' 등을 일반 가정에 렌탈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키트를 채소 씻은 물에 갖다 대면 그 즉각 먹어도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알 수 있다. 기존 살모넬라균·리스테리아균과 같은 대표적 식중독균에 대한 검사는 현장에 원인조사반이 투입돼 시료를 수거하고 실험실로 가져와 원인균 조사 시험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배양시간 등을 고려하면 최소 6일 이상이 소요됐다.



진시스템, 진단키트 렌탈시대 연다···알러지·식중독균 자가검사
진시스템의 식중독균 검출키트는 식품업계 FDA(미국 식품의약국)라 할 수 있는 AOAC(공인분석화학회) 인증을 국내 기업 처음으로 획득했다. 미국·유럽 등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 대표는 "정수기 렌탈사업처럼 전국 소비자망을 확보한 회사와 협업해 진단장비를 장기 대여하고, 그 안에 들어갈 식중독균 검출용 바이오칩 진단키트는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식의 비즈니스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시스템은 코로나19(COVID-19) 진단 제품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볼리비아, 페루 등 10여 개 나라에 수출하면서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최근 백신 공급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한풀 꺾이면서 앞으로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가 나온다.

진(Gene)시스템 서유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진(Gene)시스템 서유진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서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 10년간 우리가 개발해온 기술 이력을 보면 코로나19는 그저 우리 현장 분자진단 플랫폼에 얹히는 콘텐츠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인체·식품·동물 등 다양한 분자진단 기술을 확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이 잦아들어 동남아·중동 등으로 수출길이 다시 열리면 이전엔 개발해둔 '할랄 식품 검사키트'를 비롯해 오는 2022년~2023년 사이에 상용화될 '알러지 유발 물질 검사키트', '모기 매개 감염병 진단키트', '다제내성결핵 진단키트' 등을 납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중 알러지 유발 물질 검사키트는 최근 해외 직수입 제품들이 빠르게 늘면서 잠재적 수요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서 대표는 "수입 제품 포장지의 성분 표시를 보면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는 식재료가 공정 중에 포함됐을 수도 있다'고 모호하게 표시해 뒀다"면서 "가정에서 간단하게 알러지 물질을 체크 할 수 있다면 식품 알러지를 겪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가구가 작년 기준 638만 가구에 이르면서 애완동물 피부병 감별 및 반려견 바베시아 감염증을 진단을 할 수 있는 진단키트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높다.

이 회사의 현장 분자진단 플랫폼 제품은 마치 캡슐커피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커피머신만 있으면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취향에 맞는 캡슐을 사서 마시듯, 소형 진단장비를 갖춘 뒤 각기 다른 균·질환 특성에 맞춰진 바이오칩 진단키트를 골라 구매해 직접 검사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다.

진시스템은 이 같은 기술을 토대로 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비즈니스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타사의 에이즈바이러스(HIV),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자궁경부암, 암 등의 검사시약을 넣어 상품화하는 OEM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제147호 연구소기업인 진시스템은 2015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 이전과 에트리홀딩스의 출자로 설립됐다. 지난달 26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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