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수소선박 시대 앞당긴다…글로벌 JV 추진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6.17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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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 수소선박 시대 앞당긴다…글로벌 JV 추진


두산퓨얼셀이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글로벌 4위 선사 Navig8(나빅8)와 선박용 연료전지 합작투자회사(JV)를 추진 중이다.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와 직접 협력하게 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나빅8와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합작사 설립을 협의 중이다.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는 지난 9일 코리아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에서 이 같은 계획을 언급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나빅8는 글로벌 140여척의 석유화학제품 및 원유 운반선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퓨얼셀과는 지난해 11월부터 선박 추진·발전용 연료전지를 공동개발 중이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개발 중인 선박용 연료전지를 나빅8가 발주할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에 탑재하고 실증을 진행한다. 나빅8은 한국선급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선박 설계 검토와 실제 적용을 위한 다양한 기술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전해질 종류에 따라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PAFC(인산형 연료전지), PEMFC(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 등으로 나뉜다. 대형선박 추진 등에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은 효율이 높은 SOFC다. 선박용 SOFC는 LNG(액화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력을 생산한다. 기존 선박용엔진보다 발전효율을 약 40% 이상 높일 수 있다.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 배출도 적고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어 앞으로 수요가 높을 전망이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으로 주로 쓰이는 PAFC 강자였지만,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SOFC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SOFC 기술을 보유한 영국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한국조선해양과도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산퓨얼셀이 나빅8와 합작사를 설립하면 선박용 SOFC 개발과 실증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 두산퓨얼셀은 2023년까지 SOFC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50MW(메가와트) 규모 공장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2024년 발전용 SOFC를 상용화하고 2025년 선박용 SOFC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선박 엔진은 선주가 직접 선택해 조선사에 발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선주와 합작사를 만드는 것은 사업 측면에서 안정적이다. 기존 엔진 시장은 독일 만(MAN)과 핀란드 바르질라(Wartsila)가 꽉 잡고 있어 새로운 추진체가 진입하기 어려운데 글로벌 선사와의 합작사는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합작를 통해 선주가 보유한 선박에도 직접 실증할 수 있기 때문에 상용화 시점도 앞당길 수 있다.


아직 선박용 연료전지를 적용한 사례는 없지만, 업계에선 2025년을 기점으로 연료전지 추진 선박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MO(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하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IMO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기존 엔진을 연료전지로 전환한다면 2050년까지 총 300GW(기가와트) 규모의 선박용 연료전지 발주가 예상된다. 두산퓨얼셀은 선박용 연료전지 시장 규모가 2025년 60MW에서 2030년 600MW로 10배 성장할 것으로 본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나빅8와 JV 설립을 협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선박용 SOFC 개발부터 실증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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