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택배노동자 180명 이틀간 '서울 상경투쟁'…시민 지지 호소

뉴스1 제공 2021.06.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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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어 120명 파업, 130명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
일부 터미널 유통 차질…15일 최종 합의서 파업 장기화 판가름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에 소속된 택배노동자 50여명이 14일 연제구 부산지방우정청 앞에서 '서울 상경투쟁 선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1.6.14 © 뉴스1 노경민 기자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에 소속된 택배노동자 50여명이 14일 연제구 부산지방우정청 앞에서 '서울 상경투쟁 선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1.6.14 ©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전국적으로 택배노조의 파업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180여명의 택배 노동자가 '서울 상경투쟁'에 동참한다.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는 14일 연제구 부산지방우정청에서 택배사의 '분류작업' 이행을 위한 총력 투쟁에 결의를 다졌다.



부산의 경우 지난주에 이어 택배노동자 250여명 중 쟁의권이 있는 120여명은 파업에 나서고, 나머지 쟁의권이 없는 130여명은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 집단행동을 실시한다.

아울러 쟁의권이 없는 지회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규격 위반, 계약요금 위반, 중량부피 초과 등 배송 의무가 없는 물품을 배송하지 않는다.



택배노동자 180여명은 15~16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택배노조와 함께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 상경 인원은 파업 노동자 120여명과 출근 지연 투쟁을 하고 있는 노조원 130여명 중 60여명이다.

이는 파업 장기화 여부를 가를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는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라는 이름으로 15일 열린다.

부산도 일부 터미널에서 물류 업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파업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부터 부산 강서구와 사상구에서 집하중지 조치를 내렸다.

로젠택배도 사하지점과 중부산지점에 집하중지 조치를 내렸고, CJ대한통운의 경우 일부 터미널에서 집하중지가 지속되는 등 업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에 따른 물류 대란을 인정하면서도 과로사 주범인 분류 작업을 사측의 책임으로 확실히 하는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속 택배노동자는 필수노동자"라며 "작년에만 16명의 택배기사가 과로사로 숨졌다.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지긋지긋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용성 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은 "수십년간 택배사들은 단 한 푼의 임금도 지급하지 않고 매일 4~5시간의 분류작업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왔다"며 "최종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서 반드시 과로사를 막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서울로 상경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부산에서는 물류 대란 사태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더운 날씨에 상하기 쉬운 냉동·냉장 식품은 접수를 제한하고, 일반우편물과 등기·소포를 배달하는 1만6000여 집배원들도 택배 배송을 지원하는 등 파업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파업은 분류작업 담당을 택배사의 책임으로 명시한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이 수개월째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택배노조의 지적에 따라 시작됐다.

부산에서는 지난달부터 진보당 시당을 주축으로 '택배 과로사대책 이행점검단'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행점검단은 7월까지 택배노동자들이 근무하는 50여곳의 터미널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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