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아쉽다" 스가 "그 환경 아냐"…독도·과거사 日의 불통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1.06.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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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한일 과거사 문제 또 다시 수면 위로…日 거부로 약식 정상회담 불발

 [콘월(영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G7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2021.06.13. since1999@newsis.com [콘월(영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G7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2021.06.13. [email protected]


한국 정부가 일본측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약식 정상회담(풀어사이드 미팅)을 갖기 위해 물밑 교섭을 벌였지만 막판 일본측 의사에 따라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측이 우리 군·경이 '동해영토 수호훈련'을 벌일 예정인 것을 문제시하며 회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한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중대 기회 하나를 사실상 스스로 버린 셈이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와 관련,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두 번 쯤 짧고 의례적인 대화를 나눴을 뿐 양국 간 의미있는 소통의 시간을 갖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인사를 먼저한 주체를 밝히는 문제를 두고서 한일 양국 간 신경전 구도도 펼쳐져 독도·과거사 갈등을 둘러싼 양국 갈등의 골이 깊음을 보여줬다.



실무 차원서 논의 진전돼도 최종 불발…독도 갈등 수면 위로
14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번 G7 정상회의 계기를 포함해 한일 정상 간 만남에 열린 자세로 임했지만 일본측 의사에 따라 현장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회담은 실무 차원에선 논의가 진전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TV아사히 계열사 ANN은 G7 정상회의 이틀 째인 12일(현지시간)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부부가 주최한 만찬에서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인사를 나누는 동영상을 촬영해 공개하면서 일본 TV아사히 계열사 ANN은 G7 정상회의 이틀 째인 12일(현지시간)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부부가 주최한 만찬에서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인사를 나누는 동영상을 촬영해 공개하면서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일본이 우리 군과 해경이 오는 15일 벌이는 올 상반기 '동해영토 수호훈련'에 반발한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독도를 비롯한 우리 영토·영해에 불법 침입하는 상황 등을 가정해 비공개로 진행되는 훈련으로 해·공군과 해경의 함정 및 항공기가 투입된다. 동해영토 수호훈련은 1986년부터 매해 상·하반기 열리는데 올해 일본은 해당 훈련이 열릴 때만 되면 반대한다는 의견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 왔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일본 측이 실무 차원 논의가 진척된 약식 정상회담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거절한 것이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우리 군(軍)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 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금일부터 내일(8.26)까지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실시한다. 사진은 오늘 훈련에 참가한 해군해경 함정이 기동하는 모습. 2019.08.25. (사진 = 해군 제공)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우리 군(軍)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 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금일부터 내일(8.26)까지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실시한다. 사진은 오늘 훈련에 참가한 해군해경 함정이 기동하는 모습. 2019.08.25. (사진 = 해군 제공) [email protected]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는 '독도'를 자국 영토인듯 표시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도쿄 올림픽 보이콧'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강한 항의는 이어가고있지만 도쿄 올림픽 불참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日 언론 "文 대통령이 먼저 인사했다" 보도에 외교부 "촌스럽다"

 [콘월(영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G7 확대회의 1세션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2021.06.13. (사진=영국 총리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콘월(영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G7 확대회의 1세션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2021.06.13. (사진=영국 총리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이틀째인 12일(현지시간)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부부가 주최한 만찬에서 스가 총리와 인사를 나누는 등 1분간 짧게 대화하고 정상회의 회담장인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짧게 마주쳐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 외에 싶도 깊은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우리 정부측이 두 정상이 '회담장'에서 2차례 만났다고 설명한 것을 감안하면 G7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여기서 1번 정도는 더 조우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 마저도 짧은 만남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가 G7 정상회의 당시 동행 기자단과 기자 간담회에서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으로, 그 환경(한일 정상회담 개최)이 아니다"라며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및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G7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독도 갈등 뿐 아니라 과거사 문제까지 전면 조명시킨 것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G7 확대정상회의 보건 세션이 개최되기 전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스가 총리와 조우해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라고 간단히 밝혔지만 일본 매체들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다가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며 문 대통령이 먼저 인사를 건넨 당사자라는 점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그러자 우리 외교부에선 "촌스럽다"며 날을 세웠다.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은 MBC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 먼저 인사를 건넸다는 보도와 관련, "누가 먼저 인사를 했네, 뭐했네, 그렇게 얘기하는 것부터가 약간 촌스럽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정상 라운지나 만찬장에서는 먼저 본 정상이 다른 정상한테 가서 인사하고, 여럿이 이야기하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합류해서 대화도 이어나가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저절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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