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이마트 트레이더스/사진=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를 통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창고형 할인점의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빅마켓은 사업 초기 전략 실패로 빠르게 점포를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5월 매출은 290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매출이 16.4%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레이더스가 이마트 매출 신장의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특히 지난달 매출 신장률은 지난 1분기 신장률인 25%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성장세가 갈수록 더 가팔라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모든 창고형 할인점이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것은 아니다. 롯데마트가 2012년부터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은 실적 부진으로 점포를 잇달아 폐점하는 등 사업 규모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
이는 유통 사업 특성상 사업 초기에 빠르게 점포를 늘리면서 단가를 낮추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데 빅마켓은 유료형 멤버십이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점포 수 확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오픈형 매장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고 숍인숍 형태의 창고형 할인점인 '마켓디'를 여는 등 반전을 꾀했지만 이 역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초기 전략의 실패가 창고형 할인점의 최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PB(차제브랜드)' 사업마저도 어렵게 했다는 평가다. 코스트코의 PB '커클랜드'는 코스트코 기업가치의 70%를 차지할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로 그 가치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커클랜드를 사기 위해 코스트코를 방문하는 고객도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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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역시 트레이더스 자체적인 상품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티 스탠다드'라는 트레이더스 PB를 시작하며 코스트코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비해 빅마켓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PB 상품이 없다 보니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이 롯데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트코와 경쟁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하나둘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시작했지만 당시 국내 상황상 유료형 멤버십은 낯설어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웠다"며 "빅마켓은 이런 한계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무료로 창고형 할인점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장점이 돼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