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할머니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제10기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로 선정돼 최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국민추천포상은 우리 사회를 밝힌 숨은 이웃을 국민이 직접 추천하면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다.
할머니는 17세부터 물질을 시작해 81세까지 60년 넘게 해녀로 일했다. 물때가 되면 바다에 나가 해산물을 캤고, 기상이 좋지 않을 때는 육지에서 밭농사와 장사, 품일 등을 하며 돈을 벌었다. 10년 전 힘에 부쳐 물질을 그만둔 뒤로는 최근 다리를 다치기 전까지 공공근로까지 하면서 쉼 없이 일했다.
부 할머니는 19세에 결혼을 했지만 남편이 돈을 벌겠다고 일본으로 떠난 뒤로는 자식도 없이 혼자 살았다. 자식이 없던 할머니는 고된 일을 하며 아끼고 아낀 돈이 모일 때마다 어려운 형편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후원했다.
그렇게 할머니에게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한 학생만 80여 명에 이른다. 삼육대 신학대학장을 지낸 고(故) 한성보 교수도 대학시절 부 할머니에게 장학금을 지원받으며 공부했고 그를 양어머니처럼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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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통령표창은 지난 3월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0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전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고령인 부 할머니가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어려워 행정안전부는 서귀포시를 통해 2일 할머니에게 표창을 전달했다. 수여식은 이날 서귀포시청 접견실에서 열렸고, 김태엽 서귀포시장이 전수했다.
부 할머니는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보다 타인을 돕는 곳에 쓸 때 더 행복하다"며 "영광스러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추천한 국민 여러분과 극진히 예우해준 서귀포시청과 삼육대 관계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